[함께하는 인천] 섬에 가고 싶다, 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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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정 인천대 불어불문학과 문화대학원 교수

풍문으로만 들었다. 대이작도는 인천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섬 중의 하나이며, 섬마을밴드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한다. 2년 만에 가게 된 문화대학원 답사로 대이작도를 선택한 이유이다. 자연은 기본 상수로 두고, 인공인 문화 영역에서 무엇을 보고 즐길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한때의 유행에 따라 ‘섬마을 선생님’ 촬영지라든가, 삼신할미 약수터, 봉화대 조형물이 있었으나 이것만을 보러 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시선을 끌었던 것은 너무나 잘 가꿔진 산책길과 등산로. 이건 누군가 계속 살피지 않으면 불가능한데, 그냥 예산을 쏟은 게 아니라 정성 어린 시간이 잔뜩 묻어있는걸. 궁금증이 익어갈 무렵 식당 벽에 붙어있는 사진을 보고 혹시 밴드 보컬이시냐 여쭸더니 메인 보컬은 아드님이고 본인은 서브 보컬이며 요즘은 드럼을 만진다고 한다. 보컬 선생님이 코로나 때문에 한참만에야 오시게 되었다며 애정과 자랑으로 얼굴이 환해진다. 길가의 꽃들을 이야기했더니, ‘해당화’라는 자원봉사 모임이 꽃을 심고 가꾸고 있다고. 그럼 그렇지. 주민들만이 이렇게 계속 구석구석 돌볼 수 있겠지. 영화촬영지나 삼신할미보다 주민들이 직접 가꾸는 길이 소박하지만 훨씬 더 따뜻하고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웠다. 섬마을밴드의 힘인지, 원래 그래서 섬마을밴드가 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방문객을 끌어들이려면 꼭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리라.

그런데 자연만으로도 매력적인 섬에 왜 관광객이 적을까. 처음 와 본 이들이 혼자서는 오지 못했을 거란다.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 우선 신이 선사한 자연에 더해 멋진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하고, 찾아가기 쉽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배 운항 횟수를 늘리기는 어려워도 어떻게 가는지, 어디서 자는지, 어떤 제철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섬 내에서 어떻게 이동할 수 있는지,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지, 그게 얼마나 매력적일지 아무것도 모르는 이에게도 편하게끔 정리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인천관광공사 인천투어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옹진군 전체 숙박 정보는 단 5건. 대이작도 운영위원회가 만든 홈페이지에 내용이 많지만 인천투어에서 링크타고 들어갈 수도 없다. 최소한, 인천의 섬에 가려다 정보부족으로 포기하게 만들지는 말자.

한상정 인천대 불어불문학과 문화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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