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 후 도주한 남성, 난투 끝에 검거한 인천경찰 화제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해 편의점으로 돌진한 피의자를 청라지구대 이현 경위와 정아름 순경이 난투 끝에 검거하는 영상이 3일만에 조회수 11만회를 넘어서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찰청 SNS 캡처

인천의 한 편의점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한 피의자와 경찰의 난투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6일 경찰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난투극 영상은 3일만에 조회수 11만회를 넘어섰다.

9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 서부경찰서 청라지구대 소속 이현 경위(49)와 정아름 순경(26)은 지난 3월28일 밤 10시께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대형마트 앞 대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차를 버리고 도망갔다는 신고를 받았다.

통상 경찰은 운전자가 차량을 버리고 도주하면, 견인차를 불러 현장을 정리하고 이후 명의자에게 출석요구서 등을 보낸다. 그러나 현장으로 간 이 경위는 21년차 베테랑 경찰답게 현장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차에는 피가 묻어있었고, 사고가 난 위치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음주운전임을 직감한 이 경위는 피의자의 도주로를 따라 그를 쫓기 시작했다.

그 사이 시민들의 신고는 이어졌고, 이 경위와 정 순경 외에도 다른 팀들이 동원됐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 상가에서 피 흘리던 피의자를 만났고, 그는 구급차를 기다리던 중 돌연 시민들이 많이 있는 편의점으로 돌진했다. 순간 편의점으로 달려간 정 순경은 피의자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뒤따라온 이 경위는 피의자를 엎어치기 해 바닥으로 눕혔고, 몸부림 치는 피의자의 발길질을 견디면서도 두 경찰은 그를 놓지 않았다.

난투 끝에 음주운전 사고 후 도주한 피의자를 검거한 이현 경위와 정아름 순경(왼쪽부터). 경찰청 제공

이 경위는 “당시에는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그저 시민들이 다칠 수 있으니 빨리 잡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며 “워낙 저항이 심했고, 자칫하면 큰 일이 날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몸으로 부딪힌 것”이라고 했다.

정 순경 역시 “그 사건 외에도 다른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 일단 보이면 절대 놓치지 말자고 생각해 뛰어든 것”이라며 “(다칠 수 있다는)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화제의 주인공으로 인천경찰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으면서도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경위는 “매순간 사건의 경중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안전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언제든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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