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으로 보는 지방선거_기초단체장] 경기도 ‘30대 1명·여성 6명’ 뿐

MZ세대·여성 공천 확대 공염불
여야, 청년 정치인 등 양성 ‘절실’

지역 살림을 책임질 주민의 공복을 뽑는 6월 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후보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당시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2030 청년과 여성 세대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주목하며 이들의 지방선거 공천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경기일보는 두 정당의 공천 명단을 입수해 변화에 부응하는 정치개혁 토대가 마련됐는지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경기일보가 경기도 31개 지역 여야 기초단체장 후보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기대를 모은 30대 기초단체장 후보는 단 1명, 여성 후보는 6명에 불과했다.

MZ세대와 여성의 정치 참여 독려를 위해 청년과 여성의 공천 비율 확대를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11일 여야 도내 기초단체장 공천 후보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여야 후보 62명 중 30대는 1명(1.6%), 40대는 4명(6.5%), 50대는 27명(43.5%), 60세 이상은 30명(48.4%)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여야 기초단체장 공천후보자 평균 연령은 58.7세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기록한 57.3세보다 1.4세 증가했다.

이는 전체 31개 선거구 중 리턴매치를 펼치게 된 곳이 10곳에 달하는 등 기존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를 대체할 수 있는 정치 신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젊은 세대가 정치 전면에 나서는 선진 국제사회와는 반대되는 흐름으로, 그만큼 청년 정치인을 발굴·육성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여성의 기초단체장 공천 비율 역시 매우 저조했다. 공천자 62명 중 남성은 56명(90.3%)에 달한 반면, 여성은 6명(9.7%)에 그쳤다. 이는 4명(6.5%)에 불과했던 4년 전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2명이 더 늘어난 수치이지만 여전히 남녀 9대 1 비율을 깨지는 못했다.

김보람 한국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은 “청년과 여성정치인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시스템이 미흡했던 것이 원인”이라면서 “정당 내 교육연수원이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해 인재양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및 실질적 커리큘럼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표심 잡아라... 구혁모·동희영 여야 ‘최연소’ 도전

여야가 공천한 31개 시·군 기초단체장 후보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구혁모 화성시장 후보(38)가, 더불어민주당에선 동희영 광주시장 후보(41)가 청년을 대표하는 최연소 후보로 확인됐다. 여성은 국민의힘에서 김경희 이천시장·김필여 안양시장·신계용 과천시장 후보가, 민주당에선 동희영 광주시장·김보라 안성시장·최민희 남양주시장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 국민의힘 구혁모·민주당 동희영, ‘청년 바람몰이’ 이룰까

국민의힘 구혁모 화성시장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청년 가산점 20%를 얻어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과 경기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구 후보는 화성시를 세계 10대 도시로 발돋움시킬 수 있도록 역동적이고 젊은 도시로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민주당 최연소인 동희영 광주시장 후보는 청년전략선거구인 광주시에서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광주시의원 출신의 동 후보는 트렌디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젊은 시장을 콘셉트로 난개발 및 교통혼잡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대응한다는 공약을 세웠다.

이외 민주당 임병택 시흥시장 후보(47), 장인수 오산시장 후보(42) 역시 40대 기수론을 앞세워 시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젊은 시장 이미지로 표심 몰이에 나선다는 의지다.

■ ‘여풍당당’ 여성시장 후보 6인, 섬세함 앞세워 승리 도전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재선거를 통해 2명의 여성 기초단체장이 탄생했던 경기도에서 이번에는 몇 명의 여성 후보가 단체장으로 당선될지 여부도 이번 선거의 주요 관심사다.

국민의힘에서는 신계용 과천시장·김경희 이천시장·김필여 안양시장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먼저 신 후보는 장난감 도서관 신설, 영유아 지원 확대, 갈등관리 시민 행복단 운영 등 섬세한 시정 운영으로 승리에 나선다. 또 김경희 이천시장 후보는 윤석열 정부와의 공조를 통한 노후 공동주택 재건축 시행으로, 김필여 안양시장 후보는 ‘깨끗하고 공정한 여성정치인’의 기치를 앞세워 안양교도소 이전과 디지털밸리 조성 등 대통령 공약 사안을 조속히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에서는 동희영 광주시장·김보라 안성시장·최민희 남양주시장 후보가 출마에 나선다. 2년 전 안성시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당선된 김 시장은 안성 역세권 개발 등 7대 핵심공약을 토대로 재선에 성공한다는 각오다. 최민희 남양주시장 후보 역시 어린이·청소년 등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공약과 중장년·노년층 지원 사업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엄마표 행정 실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공천자 29.0% ‘전과자’... 여야 모두 ‘전과 3범’ 낙점하기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공천한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후보자 10명 중 3명(29.0%)꼴로 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공천 후보 31명 중 11명(35.5%)이, 국민의힘은 31명 중 7명(22.6%)이 전과자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여야는 가장 많은 3건의 범죄 전력이 있는 후보를 각각 1명씩 공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A 시장 후보는 식품위생법위반(벌금 100만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금고 10월, 집행유예 2년), 상해(벌금 100만원) 등 총 3건의 범죄 전력이 조회됐다.

민주당 B 군수 후보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벌금 250만원), 폐기물관리법위반(벌금 300만원), 산지관리법위반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벌금 1천만원) 등 범죄 전력이 확인됐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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