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흥석(김은혜)·홍용덕(김동연) 특보 경쟁/존경받는 두 경기언론인의 승부 기대한다

‘김은혜·김동연 대결’에서 이어지는 색다른 대결이 있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전직 언론인 2인의 특보 대결이다. 김은혜 후보 캠프 공보 특보인 박흥석 전 경기일보 편집국장과 김동연 후보 캠프 공보 특보인 홍용덕 전 한겨레 선임기자다. 현직 시절부터 경기도 언론계의 보수와 진보를 대표했던 둘이다. 언론계는 물론, 지역 공직 사회에서의 명망도 두루 높다. 언론·학연 등으로 막역한 둘이다. 이들이 두 경쟁 캠프의 공보 특보라는 직책으로 동시에 등장했다.

박흥석 전 기자는 경기(수원) 출신이다. 초·중학교를 수원에서 다녔고, 인천제물포 고등학교 출신이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뒤 경기일보 기자를 시작했다. 1988년 창간한 경기일보의 초대 멤버다. 2008년까지 20년을 경기일보 한 곳에서 보냈다.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했다. 초기 지방 자치의 모든 과정을 언론인의 시각으로 취재했다. 지역 현안에 대해 늘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정평 나있다. 후배들로부터 곧았던 언론계 선배로 존경 받는다.

퇴임 이후 한동안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새누리당 도당 대변인을 맡았고 수원 지역 두 곳의 당협위원장을 역임했다. 국회의원과 수원시장에 도전한 경험도 있다. 언론인 시절부터 통 크고 원만한 대인 관계로 발이 넓었다. 여기에 심지 깊은 보수의 논지를 견지해 왔다. 그가 정치와 연 맺었던 이유로 보인다. 그런 그에게 지역내 별칭은 여전히 ‘언론인 박흥석’ ‘박흥석 국장’이다. 가장 능력 있고, 청렴했던 경기도 언론인이다. 후배들이 지금도 그렇게 평한다.

홍용덕 전 기자도 경기(수원) 출신이다. 고등학교(수성고등학교)까지 초·중·고를 모두 수원에서 다녔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해 박 전 기자의 동문 후배다. 한겨레신문에 입사한 이후 2021년 퇴임까지 부국장, 선임기자를 했다. 기자 생활 31년의 상당 기간이 경기도 전담이었다. 사건 기자 시절에는 경기도경, 수원지검을 담당했고, 행정 기자로 경기도청과 산하 31개 시군을 취재했다. 지역 내 진보 진영 목소리를 전하는 면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다.

국제정치학 박사다. 기자 시절이던 2015년 취득한 학위다. 논문 주제가 ‘19세기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구조적 변동과 한국문제의 형성: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중심으로’다. 통상 언론인은 언론 관련 분야의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학위는 언론과 무관하다. ‘언론이 아닌 분야를 공부하겠다’는 평생 소신을 지킨 선택이었다. 이 점 역시 경기도 언론계에서 이채로운 경력이다. 진보 가치에 초지일관했던 언론인이다. 지금은 한신대학교 외래교수다.

경기지사 선거는 큰 선거다. 역대 선거에도 언론인 출신들은 있었다. 저마다 내로라하는 경력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역 언론계가 두루 인정하는 인물은 없었다. 박흥석·홍용덕 전 기자 배치는 그런 면에서 모처럼 보게 되는 흥미로운 구도다. 경기 언론을 대표하기에 충분한 둘이다. 보름 남았다. 한 쪽은 진다. 패배한 언론특보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둘을 알고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이 김은혜·김동연의 본(本) 대결 못지않게 진지하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