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은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절기 소만이다.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햇볕이 내리 쬐면서 무더운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여름의 시작, 열기를 식혀줄 극장가 공포 영화를 소개한다.
■할리우드에서 느껴지는 k-스릴러, <엄마(UMMA)>
개봉 전부터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엄마’로 이름을 알리며 주목을 받아온 영화 <엄마>가 지난 11일 개봉했다. <엄마>의 주인공은 엄마를 떠나 도망친 한인 2세 ‘아만다’. 아만다는 딸 ‘크리스’와 함께 전기도, 휴대전화도 없이 외부와 단절된 채 외딴 농장에서 양봉업을 하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아만다에게 한국에서 죽은 엄마의 유골이 도착하면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다.
영화는 미국 작품이지만 한국적 공포 요소를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하는 ‘한’을 공포의 요소로 녹여냈다. 엄마의 ‘한’이 아만다와 크리스를 옥죄어 오고 엄마의 존재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아만다의 공포와 불안, 심리 변화 과정을 섬세하고 과감하게 표현해냈다. 또한, 조상의 원혼을 달래는 제사 등 우리나라 특유의 설정과 정서가 녹아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숨 막히는 완벽주의, <더 노비스>
<엄마>에 이어 공포 흥행을 이어갈 영화 <더 노비스>는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더 노비스>는 스스로 극한의 시험대에 오른 인간의 자의적 광기와 극한의 경쟁, 강박을 담은 스포츠 스릴러다.
대학생 때 조정 선수로 활동했던 로런 해더웨이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대학교 신입생 ‘알렉스’가 교내 조정부에 가입한 후 ‘제이미’에게 경쟁심을 느끼면서 시작된다. 늘 최고가 되고 싶은 알렉스는 팀 1군에 들기 위해 훈련을 거듭하고 스스로를 극한으로 내몰기 시작한다. 영화는 빠른 속도로 흘러가며 아쉬움 없이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극한의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한편으로는 치열하게 노력해 성취해 가는 알렉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귀신, 악마 등 영화 속 형체로 보이는 공포 요소는 없지만 숨막히는 완벽주의, 광기 어린 심리와 함께 매 순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섬세한 사운드가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든다.
김은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