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3차 TV토론회는 품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공약 검증보다 네거티브에 집중한 나머지 진흙탕 싸움으로 얼룩진 모습이다.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 정의당 황순식 후보, 무소속 강용석 후보는 23일 오후 11시10분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지사 후보 3차 TV토론회에 참가했다.
이날 후보 4인의 공방은 지난 토론회보다 격화됐다. 특히 토론회 초반부터 김동연 후보는 강용석 후보의 발언을 두고 추후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포문은 강용석 후보가 열었다. 강 후보는 “A 사무국장은 김 후보가 아주대 총장 시절 함께 일한 걸로 안다. 그런데 지난 2018년에는 기재부 연구원으로 활동한 흔적이 있다. 심지어 기재부를 그만두고선 김 후보가 만든 한 시민단체로 직을 옮겼다“며 “어느 분야에서, 어떤 전문성을 갖고 채용한건가. 김은혜 후보에 대해 KT 부정 청탁을 얘기하는데, 김은혜 후보는 실패한 청탁이고 김동연 후보는 성공한 청탁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동연 후보는 “기재부는 계약직을 채용하는 데 있어 엄격한 규정에 따라 채용한다. 그 절차에 따라 응시하고 합격한 것이 뿐”이라며 “채용과정은 인사과 소관으로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자격요건에 맞는 우수한 재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특정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은 허위사실적시에 따른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며 “토론 이후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섰다.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황 후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공개 논란을 두고 “경기도지사 후보와 윤 대통령과의 통화는 선거법 개입으로 탄핵 위기까지도 갈 수 있다. 책임감 있게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강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강 후보는 “기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나온 말이 와전된 것일 뿐”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말은 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김은혜 후보에 대한 집중공세도 이어졌다. 김동연 후보는 “KT 전무 시절, 시댁의 부탁으로 불법 청탁한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은혜 후보를 몰아세웠고, 강 후보 역시 “김 후보 남편이 소유한 한 건물이 158억원으로 등록돼 있다. 비록 4분의 1 소유이지만, 평당 공시지가만 2억1천만원이다. 토지 346평이면 땅값만 1천800억원인데 신고가가 잘못된 게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와 관련,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의 질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어떠하게도 불법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은혜 후보는 강 후보 질문에는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는 검증을 이중, 삼중으로 한다. 작은 것을 잠깐 눈속임하겠다고 한 짓이면 벌을 받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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