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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7-⑦
문화 찬란한 고대 문명이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7-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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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예술의 전당 모습

앞서 말하던 이 작품(디에고 리베라의 내부 프레스코 벽화)은 원래 미국 흑인과 라틴아메리카 농부가 러시아 군인과 손을 맞잡고 있는 익명의 노동자 얼굴을 그려야 하는데, 마지막 순간에 리베라가 레닌 얼굴로 대체해 넬슨 록펠러는 그 부분을 참지 못하고 작품을 포기했다는 후문이 있다. 또 하나 특별한 것은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무대 커튼이다.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과 멕시코의 계곡을 그렸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는 초창기에 이 전당의 오페라에 여러 차례 출연했고,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는 한때 이곳에서 살다시피 했다. 국립 예술의 전당은 멕시코 작곡가의 작품을 매우 중요시 했고, 멕시코의 대표적인 현대 작곡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와 마리아 펠릭스(Maria Felix)는 모두 이곳을 통해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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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os 영웅들의 청동상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알카사르 정원

멕시코는 고대 올멕과 마야·아스테크와 톨테크 문명 등 인디오 조상들의 찬란한 토착 문명의 혼을 지니고 있으며, 에스파냐 식민통치 시대를 통해 서구 문명이 유입돼 혼합 문명이 형성됐다. 이로 인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는 예술·유행·관습 등 모든 것을 모방하는 추세였기에 유럽의 여느 도시처럼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예술 문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포르피리오 디아즈 대통령은 직접 멕시코시티 상업 중심가 한복판에 국립 예술의 전당을 건설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이런 사회적 흐름은 마리아치의 고향 과달라하라와 지하 도시 과나후아토 등 크고 작은 도시에 예술극장을 세운 것을 볼 때, 멕시코는 예술의 혼을 가진 문명의 나라다.

인생은 세월 따라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채워가며 자신을 찾아 떠나는 도전의 여행이다. 심리학자들은 행복해지고 싶다면 무엇인가를 구입하기보다 여행하라고 권유한다. 그 이유는 소비를 통한 행복이 한순간이라면, 여행에서 쌓은 추억과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몸속에 엔도르핀이 솟아나고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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