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방탈출 및 키즈·만화 카페 등 신종 다중이용업소들이 화재 안전에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다중이용업소는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해야 하지만, 이들 카페 등은 관련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26일 인천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에는 59곳의 방탈출 및 키즈·만화 카페 등 신종 다중이용업소가 영업 중이다. 소방본부는 다만 자유업종이다보니 4배 이상의 더 많은 카페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카페들의 화재 안전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부평구의 한 방탈출 카페는 스프링클러가 갖춰지지 않은데다, 화재시 방에서 나와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화재대피로도 없다. 또 지하 1층에 있는데도 대피로 안내를 위한 유도등과 비상구에는 관련자만 드나들 수 있도록 잠겨있다. 만약 불이나면 긴급버튼을 눌러 잠긴 방을 모두 열 수 있는 장치가 유일한 화재 안전설비다. 이 곳에서 만난 손님 A씨는 “화재로 연기가 차면 아무것도 안보여 탈출할 방법이 없는 듯해 무섭다”며 “최소한 스프링클러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남동구의 한 키즈카페도 마찬가지. 화재 시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탈출할 유일한 비상통로에는 책상이 즐비하고, 소화전은 책상이 막고 있다. 신속한 탈출을 돕는 유도등은 물론 유도선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인근의 한 만화카페도 고장난 소화기 몇대만 있을 뿐, 스프링클러도 없고 완강기도 캣타워 등에 막혀 사용하지 못한다.
이처럼 이들 카페들이 화재 안전에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현행법상 다중이용업소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중이용업소는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 등 화재안전설비를 마련하고 비상구·내부 피난 통로를 확보하고, 화재배상책임보험 및 소방안전교육 이수 등도 해야 한다.
소방 당국이 이들 카페들도 다중이용업소에 넣었지만, 다음달 8일부터 적용받다보니 현재 영업중인 이들 카페들은 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들 사각지대에 놓은 카페는 지자체와 소방서가 주기적으로 합동 조사를 나가는 등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 이들 카페 같은 신종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현황 등을 파악 중”이라며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만큼, 화재에도 안전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김지혜·최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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