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 권익위 조정 절차 중 강행, 인수위 반발… “문제없다” 일관
인천항만공사(IPA)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절차를 밟고 있는 인천 송도 9공구 화물차주차장 조성 사업을 사실상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IPA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IPA는 지난달 연수구 송도동 297의10 부지 5만㎡에 ‘아암물류2단지 운송서비스지원센터 임시운영 기반시설공사’를 착공했다. 종전 ‘송도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주차장 조성 사업’에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화물차주차장을 만드는 공사라는 취지는 같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 사업을 추진할 때부터 극심한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권익위의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권익위가 조정에 나선 뒤 아직까지 최종 조정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IPA는 지난달 착공 후 이 곳에 공사장 주벽에 가림막을 쳐놓고 굴삭기를 이용해 터공사를 하고 있다. IPA가 이 사업을 끝내면 약 550면의 임시 화물차주차장이 들어선다.
지역 안팎에선 6·1 지방선거에서 많은 후보들이 백지화 공약을 낸 상황에서 IPA가 임시주차장임을 내세워 사실상 화물차주차장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IPA는 이 공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시와도 충분한 협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임시센터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임시 주차장 등은 전혀 들은 바 없다”고 했다.
특히 이재호 연수구청장 당선자는 이날 현장을 찾아 IPA의 공사 강행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당선자는 “인천시장과 구청장 후보 모두 (화물차주차장은) 안된다고 공약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공사해버리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했다. 이어 “도시계획 변경을 해서 국제도시의 역할에 맞도록 하고, 주민의 정주 환경 개선을 위해 백지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현재 송도 주민들도 IPA의 공사를 중지해달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IPA 사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김재익 화물차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모두 권익위조정을 기다리는데 IPA가 해수청 승인받고 공사를 진행했다”며 “선거 기간을 틈타 공사를 진행한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인천시장직인수위원회도 이날 시민의견 등을 수렴해 대응 방안을 찾는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IPA 관계자는 “시와 연수구의 관련 용역에 따라 선정한 부지에 화물차주차장을 만드는 것인 만큼 절차상 문제는 없다”며 “민선 8기 시 및 구와 나중에 대책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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