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 2명 국힘 추천, 18명으로 시작... 역대 가장 슬림 남경필 행보와 비슷 활동폭 넓혀 조직구성은 이재명 닮아...인수위 “삶의 질 향상 공약 검토 매진”
인수위원회의 첫인상은 당선인 임기의 성패를 좌우한다. 인선과 조직 구성에 따라 앞으로의 도정방향을 판단하는 척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인수위가 처음 등장한 건 민선 4기 김문수 당선인 시절이다. 이후 남경필·이재명 당선인을 거치면서 인수위는 도민들에게 경기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왔다. 이에 역대 당선인 인수위 비교를 통해 김동연 당선인의 경기도지사직 인수위가 그려갈 4년간의 경기도를 전망해본다. 편집자주
김동연 당선인 인수위가 지난 13일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라는 슬로건 아래 공식 출범했다. 지난 1일 김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지 8일 만이다.
역대 경기도지사 당선인 중에서는 다소 늦은 출발이다. 역대 당선인의 출범 준비기간을 보면 이재명 당선인이 5일로 최단기간이었고, 김문수·남경필 당선인이 7일로 뒤를 이었다.
뒤늦게 인수위 업무에 돌입한 김동연 당선인은 입맛에 맞는 인사로 인수위를 구성하기보다는 협치를 기치로 내세웠다. 그의 의중이 드러나듯 20명으로 한정된 인수위 인선에 2명의 위원을 국민의힘으로부터 추천받기로 하며 우선 18명의 위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역대 위원장 중에서는 남경필 당선인과 비슷한 행보다. 남경필 당선인은 역대 인수위 가운데 가장 슬림한 조직을 꾸렸다. 제왕적 느낌의 인수위 대신 전문가들이 포진한 경기혁신위원회를 꾸려, 미래전략소위원회와 사회통합소위원회 등 2개의 소위만 조직에 뒀다. 최소화한 조직만큼 위원 수도 15명에 그쳤다. 김문수 당선인은 당시 인수위 정원에 대한 제한이 없어 위원장 2명 등 25명의 위원들로 인수위를 구성했다.
특히 김동연 당선인은 조직 구성면에서는 이재명 당선인과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김문수 당선인의 인수위는 8개 위원회, 남경필 당선인의 인수위가 2개 위원회로 조직을 축소한 반면, 이재명 당선인은 7개 분과, 6개 특별위원회, 시민참여위원 등으로 구성해 인수위의 활동폭을 넓혔다. 김동연 당선인은 6개 분과, 6개 특위, 1개 TF를 구성해 민선 8기 큰 틀을 잡았다.
김동연 당선인 인수위 측 관계자는 “인수위를 구성하는데 진영을 신경쓰지 않고, 철저히 능력을 우선시하는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됐다”며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약사업 검토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과제는 ‘경기북도’
역대 경기도지사 당선인들은 경기도정의 초석을 다지는 인수위원회에 자기만의 색깔을 담는 데 주력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규제혁파’, 남경필 전 지사 ‘일자리 창출’, 이재명 전 지사는 ‘조직개편’을 기치로 내건 가운데, 김동연 당선인은 ‘경기북도’를 중점과제로 내세워 김동연표 경기도를 그려냈다.
14일 김동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민선 8기를 이끌 김동연 당선인 인수위의 최대 과제는 ‘경기북도’다. 이는 위원회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김 당선인은 인수위 1호 특위로 경기북도 설치 특별위원회를 삼았다. 임기 내 분도 공약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당선인들을 보더라도 중심축을 이루는 위원회를 두고 향후 도정방향을 도민들에게 제시했다. 아울러 분과 외에 미래농업혁신TF를 설치하고, 정치인을 전면 배제하고, 실무진으로만 위원을 구성했다.
이 같은 공약이행을 위해 김동연 당선인은 인수위원 대부분을 전문가로 꾸렸다. 위원 20명 중 14명이 전·현직 의원으로 구성된 이재명 당선인 인수위와는 대조적으로 염태영 공동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대부분을 전문가로 채워넣었다. 특히 공동위원장직에 반호영 네오팩트 대표를 선임하면서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했다.
역대 당선인들의 인수위를 보면 ‘새로운 경기위원회’를 꾸린 이재명 전 지사는 7개 분과와 7개 특위 가운데 새로운경기 특별위원회를 두고 도정변혁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재명호의 슬로건을 살린 새로운 경기위원회는 경기도의 변화를 위한 직제·조직개편 등을 담당해 ‘이재명표 경기도’를 실현하는데 앞장섰다.
남경필 전 지사는 경기도의 성장동력을 창출할 산업과 일자리 공약에 맞춰, 미래전략소위원회를 두고 공약 이행에 집중했다.
김문수 전 지사의 경우 수도권 규제 혁파, 팔당상수원 보호구역 중복규제 철폐 등을 선거기간 내 공언해왔던 만큼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심 위원회로 두고 자신만의 경기도정을 구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인수위를 통해 당선인이 향후 어떻게 도정을 이끌어갈지 알 수 있다”며 “김동연 당선인이 인수위에서부터 전문가 채용에 앞장선 만큼 경기도정 역시 능력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박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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