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 인수위원회에서 3호선 연장 얘기가 나온다. 이재준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했던 핵심 공약의 하나다. 구체적으로는 광교에서 원천역, 삼성전자역, 곡반정역을 거쳐 세류역까지 연장하는 그림이다. 인수위도 이 문제를 보고하는 등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당선인이 취임 후 세부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해당 지역 주민에게 한껏 기대를 높이는 소식이다.
반면, 이런 소식에도 답답함을 호소하는 지역 주민이 있다. 용인시 성복·신봉·고기동 주민이다. 성복~신봉~고기~대장 라인은 최악의 체증 지역이다. 지난해 입주한 대장동까지 이어진 상습 정체 구간이다. 용서 고속도로가 있지만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출퇴근 시간대 상황은 고속은커녕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운전자들에 차선으로 선택된 도로가 성복~대장 라인이다. 2, 3년 전부터 이 구간도 만성 체증 구역으로 변했다.
주민 불편은 언제부턴가 분노로 이어졌다. 고기교 확장 문제가 그렇다. 고기동 입구에 놓인 길이 25m, 폭 8m의 편도 1차 교량이다. 출퇴근 길에 고기동을 경유하는 차량이 모이는 병목구간이다. 성남시 측의 반대로 못 넓히고 있다. 용인 성남 주민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 겨우겨우 풀려가는 중이다. 용서고속도로 이용료 인하 문제도 다시 폭발했다. 체증으로 기능을 잃은 도로의 과한 사용료를 인하하라는 요구다. 현수막이 도로를 덮었다.
수원시민에 ‘3호선 연장’은 더 좋은 도시로의 개선이다. 용인시민에게 그것은 출근을 위한 생존이다. 성남시민에 비해도 절박함은 몇 곱이다. 용인시가 ‘3호선 연장’을 먼저 집어든 이유였다. 현 수서차량기지의 대체지도 가장 적극적으로 찾았다. 서울시의 관련 용역에 3호선 연장안을 포함시키려 노력한 것도 용인시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된다는 것인지 안 된다는 것인지 얘기가 없다.
이제 ‘3호선 연장’이라고 뿌려대는 청사진에 귀 기울일 용인시민은 없다. 노선이 어떻고, 역이 어떻고 다 부질 없다.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 2022년 지선에서 써 먹었다. 핵심이 빠진 공수표를 흔들며 언제까지 희망 고문할 건가. 지금 시민이 듣고 싶은 설명은 딱 하나다. ‘3호선 연장이 가능한가.’ 혹시 여기에 더 할 설명이 있다면 이거다. ‘연장의 필수 요건인 수서차량기지 대체지 40만㎡는 마련했나’ ‘마련했다면 부지는 수원인가, 용인인가, 성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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