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빚으로 버텼는데, 언제 다 갚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18일 김포시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씨(42)는 대출금이 매달 빠져나가는 지금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앞이 까마득하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는 지난 2년간 제2금융권 등 받을 수 있는 대출은 모두 받았다는 윤씨는 아직까지 4억원이 넘는 빚이 남아 있는 상태다. 거리두기 조정 등으로 가끔 상황이 좋아질 때마다 조금씩 빚을 갚았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광명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50)도 지난 2년 동안 6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대출받았다. 매출이 떨어지면서 임대료와 직원 월급 등을 지급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거리두기 해제로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매달 100만원 이상의 원금과 이자를 납부해야 하는 탓에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2년이 넘는 코로나 여파로 경기지역 자영업자들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회수 가능성 등을 뜻하는 대출건전성은 아직까지 양호한 편이지만, 저소득·중신용 차주 증가와 비은행금융기관 대출비중 확대 등으로 잠재적 취약성이 존재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경기지역 자영업자 대출 현황 및 잠재리스크 점검’ 보고서(작성자 김현수·노은지 과장)를 보면 지난해 4분기말 기준으로 경기지역 자영업자 대출액은 246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 자영업자 대출액은 2020년(19.8%), 2021년(19.5%) 등 2년 연속 전국 평균 증가율(각각 17.3%, 13.2%)을 높게 상회했다.
이 가운데 2년 동안 저소득(28.8%↑)·중신용(28.7%↑) 차주 중심의 대출 증가 폭이 높았다. 또 자영업자 대출 중 비은행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 비중은 36.4%로 2019년 말(30.2%) 보다 6.2%p 올랐다. 이는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 등으로 자영업자들이 비은행금융기관 대출로 내몰린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김현수 한은 경기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으로 표면상으로는 양호한 대출건전성을 유지했다”면서도 “대출금리 상승과 관련 지원 종료 등의 여건이 변화할 경우 잠재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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