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마라톤 협상하자” 압박 민주 “양보안 제시부터” 맞서
여야가 21대 국회 하반기가 시작된 지 3주가 지나도록 원 구성 합의를 못해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0일에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마라톤 협상”을 제안하며 야당을 압박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양보안 확인부터”를 주장하며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공백이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국회가 민생위기를 외면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 마무리를 위한 마라톤 회담을 공식 제안한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타결할 때까지 만나고 또 만나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여야는 정치논리가 아닌 민생논리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민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여야가 동상이몽 해선 민생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일하는 국회를 하자고 등원할 때부터 줄기차게 이야기했는데 공교롭게도 식물국회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입법부의 공백 장기화, 원 구성 협상 불발로 인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7월17일 제헌절에는 주인 없는 국가기념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권 원내대표의 ‘마라톤 협상’ 제안에 대해 “우리는 언제든 밤샘으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진정성 있게 양보하려는 안이 준비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만남의 형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 책임감 있는 태도”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그는 “마라톤이 아니라 100m 달리기도 좋고, 철인경기도 좋다. 언제든지 만나서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면서 “오히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너무 뒤늦게 공개적 만남을 제안한 것 아니냐. 만시지탄”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비대위 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은 성의 없이 시간만 끌지 말고 국회의장을 하루빨리 선출해 시급한 민생 입법 처리와 인사청문 개최 등에 협조하든지, 아니면 원내 1당인 민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양보안을 과감히 제시하든지 양자택일의 결단으로 먼저 답하라”고 역공을 가했다.
김재민·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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