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커지는 경제고통지수

경제고통지수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계량화해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지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해 계산한다. 경제고통지수 수치가 높다는 것은 물가 상승률이나 실업률이 높아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할 경우 국민은 이전보다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 임금이 올라 가계소득이 증가한다 해도 물가상승률이 소득증가율보다 높으면 가계의 경제적 고통이 커진다. 실업 역시 직업을 갖지 못한 사람이 많아지면 당장 소득이 없기 때문에 경제적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요즘 치솟는 물가에 장보기가 겁난다는 사람이 많다. 지난 5월 기준 우리나라 경제고통지수는 2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경제고통지수는 8.4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5.4%에 실업률 3.0%를 더한 수치다. 고용지표가 계절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동월 기준으로 비교하면, 지난달 경제고통지수는 2001년 5월(9.0) 이후 최고치다. 이는 물가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새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7%로 올려잡았다. 실업률은 작년(3.7%)보다 하락한 3.1%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대로라면 올해 경제고통지수는 7.8이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7.9) 이후 연간 기준 가장 높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빠르게 올라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한다. 정부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민의 경제고통을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 국민들이 숨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초당적 대응을 당부했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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