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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선한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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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선한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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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강 협업공간 두치각 대표

현재 가장 핫한 대한민국의 스타를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BTS를 뽑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기사화 되고 그 영향력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미치고 있으니까 말이다. 급기야 BTS는 지난달 31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했다. 이들의 만남은 언론에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트위터에 영상을 공개하며 알려지게 됐다. 이들은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BTS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착한 사람들이 증오에 대해 말할 때 증오는 숨게 된다. 그것이 얼마나 나쁜지 말할 때 증오는 쓰러진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BTS는 “대통령님께서 ‘코로나19 증오범죄법’에 서명해 법으로 만든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필자는 이 장면을 인류애와 평화의 메시지가 문화적으로 담긴, 매우 아름답고도 격조 높은 대화로 평가한다.

BTS는 빌보드 차트 진입 및 그래미 어워즈 입상 불발 등 문화예술계에 아시아인 스타로서 다양한 시사점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BTS는 그들의 음악으로, 활동으로 전 세계적인 평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MZ 세대의 키워드 중 하나인 선한 영향력’이 사용된 올바른 예로 볼 수 있다. 영향력 있는 대중예술가, 아티스트의 행보가 얼마나 사회적 파장을 가지고 올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이쯤에서 한국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기록적인 폭염 기사가 매일같이 나오는 요즘, 휴가를 가거나 수영장에 풍덩 빠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이런 찌는 더위에 시원함을 느끼고자 기획한 것이 싸이의 ‘흠뻑쇼’다. 공연 중간중간에 300t에 가까운 물을 관객과 무대 위로 뿌리고 음악을 즐기는 콘서트이다. 코로나 사태로 중지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된다. 그동안 멈추었던 행사가 다시 시작되는 것은 문화예술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꼭 같은 행사를 기획했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방역당국에서는 “마스크가 젖으면 세군 번식과 감의 높아진다”며 물을 뿌리는 형태의 축제를 지양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싸이 측에서는 “방역당국의 지침을 최대한 따르겠다”며 “방수 마스크 1매와 KF마스크 3매, 총 4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펜데믹 사태의 이유로 지목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위기’다. 여러 가지 이유로 환경오염과 쓰레기를 줄이자는 운동이 한참이다. 이런 때에 1회 콘서트에 4장을 바꿔가며 열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도처에서는 홍수, 가뭄, 태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 중이다. 우리나라 또한 더위 속 가뭄으로 농산물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돈을 지불한다고 해서 300t의 물을 공연 중 사용해도 될까? 싸이는 한때 유튜브 100억뷰 조회 수, 빌보드 차트 입성 등으로 K팝의 위력을 먼저 알린 이로서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을 모를 리 없다. 두 월드 스타의 행보를 보며 때와 장소에 맞춰 자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생강 협업공간 두치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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