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고기 “NO” 콩고기 “YES”… 식품·유통가 ‘비건 바람’

도내 대형마트 등 ‘전문코너’, 친환경·동물보호 가치 중요
채식 소비자들 맞춤형 전략...‘식물성 대체육’ 등 매출 껑충

26일 군포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식물성 대체육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이은진기자

“꼭 ‘돼지·닭·소’일 필요는 없어요, ‘콩’으로도 충분하니까.”

26일 군포시의 한 대형마트. 축산식품 코너 맞은편에 위치한 냉장고 한켠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대체육(일명 콩고기)이 냉동고기란에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수많은 냉동육과 나란히 진열된 식물성 대체육은 안내문을 읽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우육, 돈육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쇼핑카트를 끌고 냉동육 코너를 구경하던 한 손님은 냉장고 문에 달려있는 ‘100% 식물성 고기’라는 안내문과 진열된 콩고기를 신기한 듯 번갈아 쳐다보며 흥미로워했다. 식물성 고기를 집은 A씨(54)는 “건강을 위해 가끔씩 채식을 하고 있다”며 “환경적으로도 고기를 점차 줄여야 하기도 하고 대체육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있어 저 같은 사람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최근 친환경·동물 보호 등을 이유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비건(채식주의)’이 주목받자 유통·식품업계도 시장 확대에 돌입했다.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까지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비건 식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전략에 나선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 8월 전국 22개 점포에 조성한 ‘채식주의존 냉동코너’를 현재 68개까지 늘렸다. 판매하던 비건 제품 수도 10종에서 27종으로 많아졌다. 경기도에선 안산, 부천, 산본 등 23개 점포가 해당된다. 그 결과 이마트의 ‘냉동 채식’ 분야 매출은 올해 1월부터 6월만 봐도 366% 오르는 등 급격히 신장했다.

GS리테일 역시 편의점 GS25를 통해 ‘비건 손님’ 확보에 나섰다. GS25는 2020년까지 3종의 비건 식품을 내보였는데, 이후 간편식·젤리·우유 등을 더해 지난달 기준 총 20여종의 비건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비건 식품의 일평균 매출은 2020년 대비 25배 증가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비거니즘’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비건 상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비건 시장 확대에 따라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대체식품 안전관리 기준 및 식품첨가물 사용기준을 마련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안에는 대체 단백질 식품 기준, 첨단기술로 개발된 새로운 식품 첨가물 인정 기준 등이 신설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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