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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최후의 만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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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최후의 만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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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다양한 일화를 많이 남겼지만 그가 천재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레오나르도는 뛰어난 미술가로 알려져 있지만 자료를 통해 인정받은 작품은 열점 내외이다. 그리고 그의 일생 중 그림을 그린 시기는 매우 짧았으며 오히려 과학, 수학, 건축, 해부학 등 다양한 분야에 몰두하고 있었다.

레오나르도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해 스스로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레오나르도가 받은 교육은 장인(匠人)의 도제교육뿐이었는데, 이후 독학을 통해 풍부하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였다. 또 그가 활동했던 피렌체의 메디치가에는 많은 인문학자들과 과학자들이 드나들었는데,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당대 최고의 지식도 습득할 수가 있었다.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교회 식당 벽에 그려진 <최후의 만찬(1498)>은 <모나리자>와 더불어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성경의 내용 중 “너희 가운데 하나가 나를 배반하리라”라고 한 예수의 말에 대해 제자들이 깜짝 놀라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레오나르도는 당시 벽화작업을 할 때 주로 사용하던 프레스코 기법(회벽을 바르고 마르기 전에 물에 안료 가루를 개어서 벽에 그리는 기법) 대신 템페라 기법을 사용하였다. 프레스코 기법이 회벽이 마르기 전에 빨리 그려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는 반면에 템페라 기법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렇지만 템페라 기법은 시간이 지나면 물감이 떨어져 나가는 등 빨리 훼손 된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림을 완성한지 20년 후에 그림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면서 계속적으로 복원과 훼손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레오나르도가 템페라 기법을 사용한 것에 대해 그림 속에 암호를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뒤따른다. 실제로 다 빈치는 <최후의 만찬>을 완성하는데 7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화면의 구도는 풍부했고 등장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은 개인의 특징을 잘 나타내 주었다. 그래서 <최후의 만찬>이 그려진 이후 지금까지 이에 대한 수많은 해석이 나타나고 있다.

예수와 제자들의 최후의 만찬은 모세와 유대인들의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유대인들의 명절인 유월절(踰越節)의 식탁이다. 예루살렘 남서쪽 예수의 친구 집에 차려진 유월절 만찬에는 빵과 포도주 그리고 형태를 알기 힘든 음식이 차려져 있다. 예수는 빵과 포도주를 제자들에게 나눠주며 “이것은 내 몸과 피이다”라고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예수 앞에 놓인 접시 위의 희미한 물체는 생선처럼 보인다. 보통 서구나 중동의 만찬에는 양고기가 등장하는데 최후의 만찬에는 생선이 등장한 것이다. 왜 생선일까?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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