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외길 열정’ 안양 범계중 볼링팀 은경수 코치

20대 입문 후 볼링 매력에 ‘푸~욱’…인성·멘탈 중시 지도자로 ‘전성기 활짝’

은경수 코치가 범계중 강지후 선수에게 투구 폼을 지도하고 있다.황선학기자

“성적의 기쁨 보다는 볼링을 통해 아이들이 반듯하게 성장해 사회에서 낙오자 없이 잘 적응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낍니다.”

20년을 한결같이 안양 범계중(교장 방용호)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해 전국 최고의 볼링 명문교로 이끈 은경수 코치(56).

그가 지도하는 범계중은 올해 제40회 대한볼링협회장배 전국종별선수권(4월) 남중부서 강지후가 전종목을 석권하며 4관왕에 올랐다. 이어 제36회 대한볼링협회장배 전국학생대회(6월)에서는 임하일이 역시 4관왕을 차지했고, 여중부 개인전서는 이예린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5월 제51회 전국소년체전서는 강지후가 2관왕이 됐다.

앞서 2015년 11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고, 이후 3~6개의 금메달을 꾸준히 획득한 범계중은 은 코치가 팀을 맡은지 20년이 되는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은 코치의 볼링 입문은 성인이 돼서다. 학창시절 모든 운동에 소질이 있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전문 선수로 나서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군제대 후인 25세에 취미로 시작한 볼링에 매력을 느껴 퇴근 후 볼링장을 자주 찾다가 1992년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 입문했다.

자신의 성격처럼 섬세함을 필요로 하고 무엇보다 멘탈이 중요한 볼링을 독학하면서 기량을 발전시킨 그는 4년 만에 국가대표로 발탁됐지만, 국제 대회 출전은 하지 못했다.

안양 범계중 볼링팀 은경수 코치.황선학기자

 

96년부터 수원의 3개 고교 선수들을 가르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은 코치는 선수 수급의 어려움으로 팀이 해체되자 2002년 11월 창단 1년의 안양 범계중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열정적으로 선수를 발굴·지도한 결과 지난 20년 동안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소년체전 도대표를 배출했으며, 꾸준히 메달을 획득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은 코치가 배출한 제자 가운데 국가대표인 한별(구미시청), 신진원(경북도청)을 비롯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급 선수만도 20여명에 이른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전학 문의가 잇따른다고 한다.

그는 기량 지도 뿐 아니라 인성과 배려를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인적인 일로 훈련을 거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또한 사춘기로 예민한 선수들과의 많은 소통을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해오고 있다.

보다 나은 조건의 개인코치 제안과 청소년 대표팀 코치 응모 등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개인 욕심은 버린 채 오직 꿈나무 지도의 한 길을 걸어왔고, 제자들을 통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어 행복하단다.

은 코치는 “20년 거주한 제2의 고향, 안양의 볼링 발전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꿈과 희망을 키워가겠다”라며 “선수들에게만 신경을 쓰다보니 가정에는 소홀해 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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