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넘게 안보이더니 카메라 없는 지점서 배설물 찾아 환경단체 “하천 정비·쓰레기 투기 등 원인… 단속 필요”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된 수달의 움직임이 황구지천 수원구간에서 두 달 넘게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수원환경운동센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황구지천 수원구간에 설치된 센터의 센서 카메라에 마지막으로 수달의 활동이 감지됐다.
수원 지역에서 유일하게 이 천연기념물의 활동을 연구 중인 센터는 지난 2018년부터 수달의 영역 표시인 배설물이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해당 하천 수원구간 상류부터 중하류 6㎞ 구간에 총 8대의 센서 카메라를 설치했다. 센터는 과거 카메라 도난 사례가 있는 데다 수달을 보호하고자 해당 시설물의 위치와 수달의 마지막 포착 시점 등 세부 사안을 비밀에 부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중순께 센터는 센서 카메라 설치 지역 이외 지점에서 수달의 배설물을 육안으로 찾았다.
이를 토대로 낚시·쓰레기 투기와 같은 불법 행위뿐만 아니라 하천정비공사 등으로 수달이 기존의 서식지에 위협을 느낀 것으로 센터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황구지천은 수변에 버려진 떡밥통이 수풀 곳곳에서 있는가 하면 빈 플라스틱 생수통이 널브러져 있는 등 불법 낚시 및 쓰레기 투척 행위(본보 2021년 8월20일자 4면)가 빈번한 곳이다. 야행성으로 빛과 소음 등 사람의 행동에 민감한 수달이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이에 더해 지난 6월 금곡교 인근에서 진행된 하천정비사업와 같은 사업으로 황구지천 수풀이 파헤쳐지는 등 수달이 사는 곳이 좁아지는 실정이다.
홍은화 센터 사무국장은 “수달이 새끼를 키우는 시기가 통상적으로 4~5월이기에 해당 포유류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면서도 “황구지천에서의 불법 행위 등으로 수달이 위협을 받는 것으로 보는 만큼 관계 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배려 있는 공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권선구 관계자는 “하천정비공사는 관련 단체와의 협의 하에 진행하고 있다”며 “불법 행위의 경우 인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깨끗한 황구지천을 위해 감시에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구지천 수원구간에는 수컷·암컷 등 두마리의 수달이 사는 것으로 연구됐다. 지난 2019년 6월 이곳에서 처음 발견된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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