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사파리 사고에…“전시동물 안전 규정 마련하라”

동물단체 “사파리 사고 재발 막을 최소한 장치 필요”
에버랜드 “향후 동물 부상 대비해 추가 대책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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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에버랜드 사파리월드 내 트램이 운행 중인 가운데 출입문 옆 인터폰이 설치돼 있다. 이연우기자

에버랜드 사파리월드에서 트램과 사자가 충돌한 사고(경기일보 2022년 7월4일자 6면)가 발생한 가운데 동물권 단체들이 전시동물의 안전 규정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에버랜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시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동물권 단체들은 사파리월드 내 사자 충돌 사고를 두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지난 4월에도 사파리월드에서 트램과 사자의 충돌 사고가 있었던 만큼,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최인수 활동가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파리 등 초근접 관람 형태에서 ‘전시동물’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 규정이 없다. 업체 내부의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더라도 어길 시 별다른 제재가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 에버랜드 사고 역시 동물을 고려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체험에만 열을 올린 결과로 보인다. 1차적으로는 에버랜드의 규정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세부적인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 에버랜드 사파리월드 내부적으로 동물 부상에 대한 규정은 부실하다. 관람객의 인터폰 신고 혹은 운전자의 CCTV 확인 등을 통해 동물의 사고가 파악되면 트램이 투어를 마친 뒤 해당 동물에 대해 수의사가 진찰에 나서는 게 전부다.

전문가들은 동물의 움직임에 따라 트램과 30㎝ 이내 간격으로도 가까워질 수 있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 펜스 설치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활동가는 “트램은 기존의 사파리버스에서 발전해 맹수를 조금 더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전시 체험 서비스인데 벌써 최근에만 두 차례가 사고가 발생했다. 전시 체험 서비스가 존재하는 한 같은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며 “예컨대 트램을 개조해 통유리 옆 펜스와 같은 안전망을 설치하는 식의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물권단체 케어 김영환 대표 역시 “동물이 상시 존재하는 사파리는 동물 관련 사고도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사람과 관련한 안전 매뉴얼도 좋지만 동물에 대한 매뉴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 측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동물 부상에 대비해 추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우·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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