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휴게공간 부족...경기도청 남성 공무원들 ‘부글부글’

광교 신청사 이전 했지만… 男 휴게공간 부족·숙직 독차지

경기도가 때 아닌 남녀 갈등 문제로 시끌하다. 광교 신청사로 이전을 완료했지만, 남성 공무원들을 위한 휴게 공간이 부족한 것은 물론 여전히 숙직이 일임되면서다.

특히 도내 일선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며 남성공무원 사이에서 반감 기류가 흐르고 있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5월29일 광교 신청사로 이전을 완료하면서, 청사내 여성휴게실을 각 8·14·18층에 총 3개를 설치했다.

이를 두고 남성공무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신청사 이전에 맞춰 여성 공무원을 위한 휴게실이 마련된 반면, 남성 휴게실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청사 시절 남·여휴게실이 각 1개씩 있었지만, 신청사로 보금자리로 옮기면서 되려 쉴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도내 일선 지자체들 사이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성남시의 경우 여성휴게실이 1개소가 설치된 반면, 남성 휴게실은 없다. 화성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도청 남성 휴게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직사회에서의 해묵은 논쟁거리인 여성공무원 숙직문제도 덩달아 화두로 오르고 있다.

최근 파주, 용인 등 도내 일선지자체들이 앞다퉈 남·여 통합당직제를 운용하는 것과 비교해 도의 경우 아직까지 숙직업무를 남직원만 맡고 있어서다. 숙직은 5급 이상 당직사령 1명과 6급 이하 당직원 4명이 오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근무하는 구조로, 여성 숙직실이 없다는 이유로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청 내부게시판에서는 연일 남성 휴게실 부재, 당직제 개편 등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일부 게시글에서는 남성 공무원에 대한 처우 차별이라며 여성공무원을 비방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도청 한 공무원은 “라운지 등 공용으로 사용할 공간은 많지만,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휴식을 취할 공간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에 도는 당직제도를 손질한다는 계획이지만, 신청사 내부가 협소한 탓에 여성숙직질로 사용할 마땅한 공간을 마련하기까지 다소 난항이 예상된다. 장소가 마련된다면 당직운영 개선 설문조사를 벌여 도청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 후 남여통합제도를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각 층마다 휴게 공간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 여성휴게실 3개소 가운데 1개소를 남성휴게실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남여통합당직제도는 오히려 여성공무원들의 요청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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