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헤어질 결심>으로 극장가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재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오는 9일과 10일 양일간 파주시 명필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박찬욱 감독전’에서는 장편 <공동경비구역 JSA>(2000)와 단편 세 작품 <심판>(1999), <컷>(2004), <파란만장>(2010)이 상영된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박찬욱의 세 번째 장편 영화로 박 감독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으로 유명하다. <심판>은 어두운 사회와 인간상을 반영한 블랙코미디 영화이며, <컷>은 한중일 합작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에 수록된 작품이다. <파란만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친동생 박찬경과 공동으로 연출한 단편이다.
사실 박찬욱은 장편 영화에만 몰두하는 감독이 아니다. 그는 지난 2월 아이폰 13 프로로 촬영한 무협 로맨스 단편 영화 <일장춘몽>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 이번 특별전에서 상영되는 <파란만장> 역시 아이폰 4로 촬영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연결 고리가 된다. 박찬욱의 매력은 장편에만 있지 않다. 실험을 거듭하는 그의 영화 세계에서 적지 않은 단편들 역시 장편 못지 않게 주목 받아 마땅하다.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등 익히 알려진 박 감독의 대표작 대신에 낯설게 느껴질 만한 세 편의 단편이 상영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 이번 특별전의 핵심이다. 멀티플렉스 상영관뿐 아니라 시네마테크·예술독립영화관 등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박찬욱의 단편 영화를 만날 절호의 기회다. 현재 절찬 상영 중인 <헤어질 결심> 또한 같은 극장에서 볼 수 있으니 박찬욱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작품들을 색다르게 만나보는 건 어떨까.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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