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풀컬러 우주사진

1969년 7월21일 오전 11시56분 20초. 이날을 잊지 못한다. 마침 장마철이었다. 열두살이었던 필자는 시골 도시의 전파사 앞에서 TV로 생중계되던 광경을 지켜 봤었다. 흑백이었지만 경이로웠다.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던 바로 그곳에서 이뤄졌던 ‘사건’이었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 우주선에서 달 표면에 내렸다. 브라운관을 통해 본 당시의 모습이었다. 그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이렇게 외쳤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그의 감동은 곧 지구촌 전체의 감격이었다. 인류가 미지의 세계였던 달에 착륙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2일 첫번째 풀컬러 우주 이미지 사진을 공개했다. 그때의 감동에 버금가는 사건이다. 실로 53년 만이다.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했다. 공개된 공간은 은하단 뒤에 이른바 ‘중력 렌즈’ 현상으로 관심을 끄는 천체다.

▶과학계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우주의 기원과 외계 행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 등 우주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지구촌도 감동의 도가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NASA 등이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입해 개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망원경은 허블 및 스피처 망원경의 뒤를 잇고 있으나 성능 면에는 이를 능가한다.

▶허블은 주로 가시광선, 스피처 망원경은 적외선 기반 망원경이었다. 하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전례 없는 해상도로 근적외선 및 중적외선 파장을 포착할 수 있다. 근·중 적외선은 파장이 길어 우주 먼지나 가스 구름을 통과해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웹 망원경으로 태양계부터 관측이 가능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초기 우주 사이를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우주 역사의 각 단계에 대한 연구도 가능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과학기술과 인류 전체를 위한 우주탐사에 있어 감동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잖아도 경제문제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요즘 가슴을 환하게 해주는 위대한 발견이다. 세번째의 ‘위대한 도약’은 또 언제 터질까.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