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하이마스

폭탄 여러 발이 한꺼번에 발사된다. 소름 끼친다. 저 폭탄들에 의해 파괴되거나 피해를 입을 인명이나 시설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 무기의 명칭은 다연장 로켓(MRL:Multiple Rocket Launcher)이다. 북한의 방사포가 대표적이다.

▶단점은 무겁고 크다는 점이다. 운반하고 가동하는 시스템이 없으면 덩치만 큰 무용지물이다. 다연장 로켓은 이처럼 기동력에 한계가 있었다. 수송기를 통한 수송과 전개가 불가능했다. 배치에도 제한이 있었다. 뭔 뜬금 없는 무기 타령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해당 무기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제작된 시스템이 바로 하이마스(HIMARS:High Mobility Artillery Rocket System)다. 우리 말로 해석하면 고속기동 포병로켓시스템이다. 다연장 로켓의 빠른 기동과 배치 등을 위해 부피를 줄였다. 발사대도 절반으로 줄였고, 구동 중형 전술트럭에 탑재한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하이마스가 등장했다. 주로 우크라이나군이 운용 중이다. 최근 한달 동안 러시아 탄약고 50곳을 파괴했다고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발표했다. 미국이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군이 점령한 헤르손주와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을 잇는 교량 3곳이 최근 하이마스로 공격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시스템으로 한번에 정밀 유도 로켓 6발을 발사할 수 있다. 사거리는 80㎞ 안팎이다. 이 때문에 이번 전쟁에서 하이마스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노바 카호우카 마을 러시아 탄약고를 공격해 러시아군 52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도 하이마스가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반응도 민감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하이마스를 제공받는다면 그동안 공격하지 않았던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누가 먼저 도발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전쟁은 분명 잘못된 ‘불행’이다. 무기는 갈수록 진화한다. 거기에 가공할만한 파괴력까지 계속 갖춰 나간다면, 결말은 결국 인류 공멸일뿐이다. 지구촌 반대편에서 진행 중인 전쟁의 화(禍)가 언제 우리에게로 덮칠지 모른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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