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국립공원에 자리한 우이령 길은 1968년 1월 김신조를 비롯한 무장간첩들이 우이령을 거쳐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됐다. 북한산내 우이령길은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와 서울 강북구 우이동을 최단 거리(6.8km)로 잇는 옛길로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자유롭게 오가던 곳이다. 그러나 1968년 이후 41년간 인적이 사실상 끊겼다. 이로 인해 서울과 경기를 잇는 주요 도로가 폐쇄되어 시민과 도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이령 인근에 자리한 천년고찰 오봉산 석굴암은 출입 할 때마다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야 했기에, 일상적인 신행 활동이 불가능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2009년 7월부터 생태 탐방로 형식으로 부분 개방하여 사전예약제를 시행해 이전보다 출입하는데 어려움이 줄어들었지만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차량이 교차하기 어려운 비좁은 비포장도로로 인해, 우이령을 이용하는 탐방의 민원은 여전하다. 부처님오신날이나 정기법회가 있는 날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이 탄 차량이 우이령 길을 운행할 때면,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탐방객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주민들도 1968년 이전에는 우이령을 이용해 서울 강북구를 오갔지만, 그 후로는 몇 십리를 돌아가야 했기에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타격을 크게 입었다. 이러한 이유로 석굴암 신도들은 물론 경기도 양주시민과 서울 강북구민들도 우이령의 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청와대와 북악산이 전면 개방되는 상황에서 우이령만 여전히 부분적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민들이 진행하고 있는 ‘우이령길 상시개방 범구민 서명운동’에는 6월 30일까지 4만 9487명이 참여했다. 석굴암과 양주시민들이 추진하는 서명에도 적지 않은 인원이 동참해 우이령길 전면(상시) 개방은 더이상 늦출 수 없는 현안이 되었다. 양주시는 11개 읍면동의 리통장 275명을 대상으로 서명부를 받고 있으며, 석굴암 역시 신도와 탐방객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 윤석열대통령 후보당시 불필요한 규제완하 공약과 경기 도지사도 공약 한 바 있다. 유격장 이전과 우령길 북한산 내 유격장 이전을 특히 석굴암은 제25교구본사인 봉선사와 함께 각처와 요청하는 청원서와 서명을 대통령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국방 개혁의 일환으로 군부대 통폐합을 실시했지만, 우이령 인근에 유격장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어 훈련이 노출되는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우이령길 전면개방과 유격장 이전이 이뤄지면 시민이나 탐방객의 숫자는 더욱 늘어나고, 주민 생활의 편의도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이를 계기로 서울 강북구와 양주시는 물론 경기도 북부 일대의 지역 경제도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산 내 21곳의 둘레길 가운데 완전히 개방하지 않은 유일한 곳이 바로 우이령길이다. 1968년 이후 국가안보를 위해 55년간 정신적, 물질적,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온 우이령 길 인근의 주민은 물론 국민 모두를 위해서도 정부는 이제 전면 개방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이령길 전면 개방으로 국민들이 언제나 자유롭게 찾아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만끽하여 코로나 19와 경기침체로 인한 고통을 치유받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염원한다.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자연과 함께 소중한 것이 사람의 삶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새로 출범한 정부에서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우이령길 전면 개방의 용단을 내기를 기대한다.
오봉도일 스님 25교구 봉선사 부주지·양주 석굴암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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