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 평가 뒤집은 KT 투수 이채호, ‘신의 한수’가 된 트레이드

이적 후 20경기서 평균 자책점 1.69 활약…KT 또다시 ‘남는 장사’

KT 불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이적생 투수 이채호.KT 위즈 제공

프로야구 KT 위즈가 올해도 성공적인 트레이드로 ‘남는 장사’를 했다. 8년차 투수 정성곤(26)을 SSG 랜더스에 내주며 데려온 이채호(23)가 그 주인공이다.

고졸 프로 5년차 우완 사이드암 투수 이채호는 지난 5월 22일 좌완 정성곤과 1대1 트레이드 돼 KT 유니폼을 입었다. 트레이드 당시, 야구계에서는 KT가 손익 계산에서 손해보는 거래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전 감각과 구속이 저하됐어도 희소가치가 높은 좌완에 마무리까지 소화할 수 있는 정성곤이 이채호보다 낫다는 평가에서다.

하지만 트레이드 후 80여 일이 지난 가운데 평가는 180도 뒤집혔다. 이채호는 지난 6월2일 친정팀 SSG를 상대로 KT 데뷔전을 치른 뒤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20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반면, 정성곤은 5월28일 첫 등판 후 2경기 출장에 그치며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채호는 20경기서 3승(0패), 평균 자책점 1.69(21⅓이닝 4실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SSG서 3경기에 나서 평균 자책점 7.20(5이닝 7실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그의 트레이드는 ‘신의 한수’가 됐다.

이채호의 선전에는 든든한 조력자의 뒷받침이 있었다. 먼저 KBO 통산 152승 레전드 사이드암 투수였던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이 감독은 투수 코치였던 경력을 살려 이채호에게 ‘족집게 과외’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하체를 활용하는 방법을 집중 코칭하며 불안정한 자세 교정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배들의 집중 관리도 한몫 했다. 리그 최고의 사이드암 투수로 평가되는 국가대표 고영표는 이채호에게 체인지업 비법을 전수했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는 왼손 타자에게 공이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체인지업을 반드시 장착해야 한다. 고영표에게 약점으로 지적되는 체인지업을 배우며 한 단계 진화했다.

비법은 팔과 뒷다리 사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투구 동작시 손가락 끝에서 공을 놓을 때까지 균형을 유지하는 게 비결이다. 이외에도 공격과 수비에서 든든하게 안방마님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테랑 장성우와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같은 집중관리 속 출전 기회도 늘려가고 있다. 또한 신인 박영현과 함께 이강철 감독의 새로운 필승조 구상에 포함돼 미래 전망도 밝다. 박시영의 부상 시즌 아웃, 이대은의 은퇴, 주권의 부진 속 이채호가 헐거워진 KT 불펜의 새로운 기대주로 부상하면서 KT는 또 한번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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