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수원의 한 치과병원에서 근무하는 김지애 치위생사(30·여)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재능 기부를 실행하고 있다. 6년째 치위생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고 의료봉사도 하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는 그도 사실 처음부터 이 직업에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전혀 다른 꿈을 꾸던 그의 생각은 약 7년전 우연히 시작한 의료봉사 활동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본래 꿈은 ‘교사’였다는 김씨는 대학 졸업 후 당장 취업이 가능한 학과를 알아봐야했고, 그 중 성적에 맞춰 지원한 곳이 치위생학과였다. 생각지도 못한 진로였기에 대학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늘 자퇴의 고민을 끌아 안고 살았다는 김씨. 그는 열심히 노력해도 뒤쳐지는 것 같고 맨날 실수만 하는데 병원에서 타인의 치아를 진료할 수는 있을지 매번 고민했다.
하지만 이런 김씨도 졸업 이수 요건을 채워야 했고 수많은 방법 중 그는 ‘의료봉사’를 선택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그의 대학 친구들 모두 의료봉사동아리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7년전 그때의 선택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학생 치위생사’ 자격으로 봉사에 참여한 그는 불소도포 등 보조업무에 투입이 됐다. 힘든 케이스의 환자 여럿을 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치료에 전념하는 다른 선생님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고 저렇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그의 마음속에 자리잡았다. 또 치료가 모두 끝나고 보조 업무만 했던 자신에게 고맙다고 웃어 보이는 환자의 미소가 몇 년이 지나도 지금까지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의료봉사 활동으로 2년 전 실시했던 중증장애인복지관 봉사활동을 꼽았다. 한 달에 1~2번 4시간씩 스케일링부터 불소도포, 양치 교육 등을 진행했다. 환자들 대부분 중증장애인이었기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치아 관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스케일링을 진행하면 잇몸이 부어 피가 많이 나고, 환자들은 아프다고 몸부림치며 손을 물기도 했다. 봉사활동이 끝나면 김씨 몸에는 물린 상처, 할퀸 상처, 휠체어 조정 중 긁힌 상처까지 성한 곳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진료가 끝나고 개운하게 웃어 보이는 환자의 모습에 아픔조차 느낄 수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씨는 “연예인처럼 큰돈을 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배운 기술과 능력을 나누는 것도 기부의 한 종류라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인 것조차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부터라도 그런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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