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역대급 폭우…도로·인도 위 ‘구멍’ 주의보

최근 인천지역에 연일 이어진 폭우로 인천 미추홀구 제물포역 남측 횡단보도 앞 보도블록이 파손돼 있다. 김수연기자

인천지역에 역대급 폭우가 내린 뒤인 10일 오후 8시께 부평구의 한 도로. 박보영씨(39)는 퇴근 후 친정집에 맡겨 놓은 5살된 딸을 운전해서 집으로 데리고 오다 ‘쿵’소리와 함께 차가 한쪽으로 쏠려 급정거를 했다.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고 생각한 박씨는 도로 끝에 차를 세우고 차량 상태와 주위를 둘러봤다. 박씨는 주행 중이던 3차로에 있는 ‘포트홀(작은 구멍)’을 발견했다. 박씨는 “다행히 뒤에 따라오는 차가 없어 사고는 안났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아이가 너무 놀라 달래준 후 집으로 향하는 길에 밤이라 도로가 잘 보이지 않아서 또 포트홀을 지날까봐 겁이 났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7시께 미추홀구 제물포역 남측 횡단보도.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경인국철을 이용하려 제물포역으로 향하던 서승범씨(41)는 길을 건너려다 보도블록 사이로 발이 빠져 발목을 접질렀다. 밤새 내린 폭우로 보도블록이 갈라지고 파손됐지만, 서둘러 길을 걷다 미쳐 보지 못한 것이다. 서씨는 “비가 많이 와서 정신없이 가다보니 망가진 보도블록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출근한 후 조퇴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인도 곳곳이 파손되며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0일 인천시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1년 8월~2022년 7월) 포트홀 관련 민원은 총 1천548건으로, 월 평균 129건에 달한다. 장마가 시작된 6월에는 192건, 7월에는 212건으로 급증했다.

포트홀은 도로가 파손되면서 생기는 작은 구멍이다. 주로 아스팔트 도로 사이로 스며든 빗물때문에 균열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포트홀은 싱크홀과 달리 구멍이 작아 밤이나 비가 내리면 인지하기 어려워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운전자들이 포트홀을 피하려고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포트홀에 안빠지려고 급제동을 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보도블록 역시 비가 많이 오면 블록 아래의 흙이 유실되면서 파손되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 이 때문에 보행자들은 갈라진 블록 틈에 빠지거나, 모서리에 발을 부딪히는 등 다치기도 한다.

하지만 시내 이면도로나 지방도로는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등의 이유로 지자체가 보수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승기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포트홀로 인해 발생한 손해로 지자체 등 도로관리 주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은 분쟁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선 집중호우 기간에 주야간 비상 근무조를 편성해 포트홀 발생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복구하는 체계를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집중호우 뒤에는 포트홀 복구 작업이 많다”며 “비가 오면 도로포장 재료인 아스콘 생산이 잘 되지 않아 복구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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