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 인천시민연합 회장

“취약계층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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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 인천시민연합 회장

“취약계층에게 물품만 던지고 끝나는 지원보다, 따뜻한 눈빛과 손길이 필요합니다.”

박수진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 인천시민연합 회장의 휴대전화는 조용할 틈이 없다. 그의 도움을 바라는 취약계층이 인천을 넘어 경기도 부천, 김포까지 퍼져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대단하다”고 본인을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손사레를 치고는 한다. 박 회장은 전화 통화 1번에 100㎞이상의 거리를 오가는 일을 한다. 본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곳이면 어디든 쫓아가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봉사 정신은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배운 것이었다.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인천 중구 신흥동의 큰 우물 앞이 그의 집이었다. 그의 할머니는 1주일에 1번씩 부랑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했다. 그의 할머니는 부랑자들에게 밥과 국을 건네며 주현미의 ‘나그네 설움’을 불렀다. 그는 아직도 나그네 설움을 들으며 할머니를 추억한다.

그는 “할머니의 나눔으로 자연스럽게 나누면서 사는 삶을 배운 것 같다”며 “4~5살부터 봤던 나눔의 현장이 저에게는 삶의 근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6년 전부터 봉사 활동에 뛰어들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봉사에 더 집중했다.

그는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어떤 분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설렌다”며 “현장에서 상담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순간이 너무 뜻 깊다”고 전했다.

늘 봉사활동의 최전선에 서 있는 탓에 그는 누구보다 취약계층에게 필요한 것들을 피부로 느낀다. PC방을 가느라 본인의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청소년 부모와 집에 마음을 두지 못한 채 밖으로만 돌아다니는 탈가정청소년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 지원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처음부터 마음을 여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며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5~6번은 무작정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하면서 찾아간다”고 했다.

특히 그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만나면 무작정 얼굴을 보고 싶다고 찾아간다.

학교가 아닌 PC방이나 골목에서 그를 맞이하는 학생들은 그런 그를 귀찮은 존재로 느끼다가 어느 순간 그의 관심에 마음을 연다. 그는 그렇게 만난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런 학생들이 사회에서 이탈하지 않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을 찾아가 보면 아이들이 왜 그렇게 밖으로만 돌아 다닐 수밖에 없는지 알 것만 같다”며 “가정에서 소외를 느낀 아이들이 사회에서도 소외를 느끼지 않도록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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