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이드암 삼총사, 3연속 가을야구 “우리가 책임진다”

고영표·엄상백·이채호, 위력投 과시하며 팀 마운드 중추적 역할
같은 유형 출신 이강철 감독 남다른 조언 속 선·후배 시너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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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사이드암투수 삼총사 고영표(왼쪽부터), 엄상백, 이채호. KT 위즈 제공

프로야구 KT 위즈가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며 3위 키움을 맹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이드암 투수 트리오’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KT는 시즌 초반 두 달간의 부진을 씻고 6월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며 14일 오전 현재 54승2무45패로 4위를 달리고 있다. 4경기를 더 치른 3위 키움(60승2무43패)과의 격차를 4경기로 좁혀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 속에서도 KT는 탄탄한 선발 마운드와 ‘거포’ 박병호를 중심으로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끈끈한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KT는 사실상 1선발이었던 윌리엄 쿠에바스의 부상에 따른 외국인 투수의 교체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전반기 부진 속에서도 토종 선발진들의 활약으로 4위까지 도약할 수 있었다.

나란히 11승을 거두고 있는 소형준(21)과 고영표(31) ‘원투 펀치’에 시즌 중반부터 위력을 되찾은 엄상백(26·7승)이 선발 마운드를 지탱해주고 있다. 다소 불안한 불펜진 가운데서도 김민수(30)와 이번 시즌 중 트레이드 영입한 이채호(24)가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이들 가운데 최근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고영표와 엄상백, 이채호는 공교롭게도 사이드암 투수다.

KBO리그 최고의 체인지업을 장착한 고영표는 최근 9연승을 달리며 에이스 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20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동안 단 3경기를 제외하고는 완봉승 한 차례 포함, 17경기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져 이닝이터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또 올 시즌 선발로 시작해 6월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 있는 엄상백 역시 빠른 속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드가 위력을 더하면서 6월 이후 평균자책점 2점대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 더욱이 지난 13일 삼성전에서 상대 좌타라인을 무력화시키며 6⅓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50여일 만에 선발승을 추가했다.

더불어 시즌 도중 정성곤과 트레이드 돼 SSG에서 KT 유니폼을 입은 이채호는 헐거워진 불펜 마운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트레이드 후 22경기에 나서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1.54로 만점 활약을 펼쳐 불펜의 소금 같은 존재가 됐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의 약점인 체인지업을 이적 후 마스터한 덕이다.

이들 3명의 사이드암 투수가 나란히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은 1990년대 KBO리그 최고의 사이드암 투수로 꼽히며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살아있는 전설’ 이강철 감독의 각별한 관심과 노하우 전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한 팀에서 3명의 사이드암 투수가 이렇게 성공을 거두기는 흔치 않다. 아무래도 이강철 감독이 자신과 같은 유형의 투수들에게 조언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유형 선·후배 투수간 서로 조언을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KT가 사이드암 3인방의 활약을 앞세워 3시즌 연속 가을야구 그 이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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