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이 무너지고 시간을 부정당할 때 나를 찾기 위한 서적들, ‘여전히 서툰 오십 그래서 담담하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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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서툰 오십 그래서 담담하게’(파지트刊)

살다 보면 나의 밑천이었던 신념이 무너지고 힘겹게 걸어온 시간을 부정 당할 때가 있다. 그 상실의 시간을 지날 때, 우리는 되묻게 된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다시 일어서기 위해, 또는 막막한 일상에 확신이 필요하기에 해답을 찾아 나서본다.

■ 여전히 서툰 오십 그래서 담담하게

오십이 되면 뭐라도 변해있을 줄 알았다.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여전히 관계는 어렵고 소통을 하는 데도 서툴다. 허일무 작가의 신간 ‘여전히 서툰 오십 그래서 담담하게’(파지트刊)에는 오십을 맞이한 어른의 유쾌한 성장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오십대를 역할 과잉의 시기라고 정의한다. 직장에서는 리더의 자리에서 성과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고, 가정에서는 부모로서 자녀의 학업과 결혼을 뒷받침해야 한다. 또 자식으로서 노부모를 봉양하고, 사위와 며느리로서 양가 어른과 친인척 대소사까지 챙겨야 한다. 그러면서도 젊은 시절 상처를 준 주변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마지막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인간관계 조정의 시기라고도 말한다. 저자는 ‘흔들리는 오십’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책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젊은 시절 형성된 잘못된 신념은 삶의 다양한 곳에서 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쉰념’을 경계하는 연습, 좋은 얘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소탕이 아닌 상대의 욕구를 배려하는 진정한 소통을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각오를 풀어놓았다. “오십대는 남은 오십 년을 살아갈 마음과 몸을 준비하는 하프 타임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나이만 믿고 혹사시켰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남은 삶을 살아갈 새로운 근육을 만들어 인생 후반전을 멋지게 뛰어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갑자기 연락온 사람과 앞뒤 재지 않고 만나기’ 등 앞으로 연습해야 할 목록 40개를 독자들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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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더퀘스트 刊)

■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매 순간 죽도록 애쓰는 당신을 위해’란 부제가 강렬하다. 매 순간 애쓰고 노력하고 전전긍긍 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번 아웃은 피할 수는 없고 인간 관계는 닳아버렸고 가족과의 관계에서마저 실타래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정작 남에게 나는 없다.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더퀘스트 刊)의 저자는 철학 박사답게 그 해답을 철학에서 찾는다. 철학이란 '잘 사는 법'에 일로매진한 학자들이 끊임없이 연구해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에리히 프롬, 주희, 한나 아렌트, 아리스토텔레스, 율곡 이이, 플라톤 등 18명의 철학자들을 통해 하나하나의 질문에 답을 찾는다.

‘세상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기분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란 질문엔 에리히 프롬과 프리드리히 헤겔, 프리드리히 니체, 주디스 버틀러 등을 통해 타인과 나 비교의 중심잡기, 마음의 상처를 대하는 법 등을 함께 따라간다. ‘인생의 길을 이렇게 걸어가는 게 맞을까요?’란 질문엔 주희와 공리주의, 한나 아렌트 등의 철학을 짚어본다. ‘나는 좋은 사람일까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누구한테 말해야 할까요?’ 등의 질문엔 율곡 이이와, 플라톤, 칸트, 하이데거 등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열 여덟 개의 철학사상으로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답을 제시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정자연·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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