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촌하수 증설 공사...관계기관 떠넘기기 ‘난항’

시, 기존 시설용량보다 2만8천t 늘렸지만 시공사 못 정해
LH는 전담 요청 거부… 시는 행정 절차만 최대 2년 걸려
준공 지연땐 ‘하수처리 대란’ 우려… “시공 선정 조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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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공촌하수처리시설 전경. 장용준기자

인천 서구 공촌하수처리시설의 증설 사업이 공사를 맡을 사업 주체도 결정하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하수처리시설 사업이 늦어지면 2027년부터 입주 예정인 서구 청라·경서·검암지구 일대의 '하수 처리 대란' 우려가 크다.

20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사업비 548억원을 들여 서구 청라동 1의559 공촌하수처리시설의 시설 용량을 당초 6만5천t에서 9만3천t으로 늘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 공촌하수처리시설이 담당해야 할 청라·경서·검암지구 등에 청라스타필드, 청라의료단지, 로봇랜드 등 8개의 대형시설이 들어서면서 인구와 하수 처리량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는 아직 공촌하수처리시설의 증설 공사를 맡을 사업 주체도 결정하지 못했다. 시는 지난 2020년 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의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을 해주는 조건으로 공촌하수처리시설 2만2천t 증설을 맡기로 합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처리시설 증설 공사를 전담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처리시설 증설량이 당초 합의한 2만2천t보다 6천t이 늘어난 2만8천t인 데다 총 처리 용량 중 31%만 LH 사업 몫일뿐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도시공사(iH)의 사업 몫이 51%, 18%를 차지해 증설 공사 전담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가 지난 1월 하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검암역세권과 연희공원 등의 개발 사업까지 하수처리 용량에 포함시키며 증설 용량을 6천t 늘리자 LH가 거부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LH는 처리시설 증설을 맡으면 2024년 준공될 예정인 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이 2026년까지 발목이 잡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는 지난달 말 LH에 처리시설 증설 전담 요청 문서를 다시 보냈지만 LH의 내부 검토 등을 기다려야 해 전담 여부는 빨라야 올해 말에나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LH가 끝내 처리시설 증설 전담을 거부하면 시나 iH가 증설 공사를 전담해야 하지만 시가 맡으면 예산 마련 등 행정 절차에 필요한 1~2년만큼의 준공 지연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처리시설 준공 지연이 현실화하면 2027년에 주거·상업시설 등이 입주할 예정인 청라·경서·검암지구 일대는 준설 차량을 통해 임시로 하수를 처리해야 해 ‘하수 대란’의 우려가 크다.

시 관계자는 “가장 빨리 공촌하수처리시설의 용량을 늘리려면 경험과 예산이 충분한 LH가 시공을 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고 했다. 이어 “사업이 늦어지지 않도록 LH 등 관계기관과 회의를 열어 사업 주체를 빨리 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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