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버스정류장 곳곳 ‘쿨링포그 시스템’...서구 대부분 全無, 주민 “지역 차별” 불만 市 “더 많은 폭염 저감시설 계획안 마련”
“사는 곳에 따라 교통복지 혜택도 차별을 받나 보네요”
18일 오후 인천 남동구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 버스정류장. 버스를 대기하는 시민들이 물을 안개 형태로 고압 분사하는 쿨링포그 시스템(Cooling Fog System) 가동을 만끽하며 무더위를 잠시 잊고 있었다.
주위의 열을 흡수해 온도를 3~5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쿨링포그 시스템은 해당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유리씨(25·여)는 “쿨링포그 시스템을 보고 처음엔 당황스러웠는데 설치 유무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쿨링포그 시스템이 차들이 뿜어내는 열기와 도로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을 막아줘 시원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고 만족해 했다.
이와 달리 원도심인 동인천역 인근 버스정류장과 부평역 인근 버스정류장, 주안역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쿨링포그 시스템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서구 청라 신도시 홈플러스 인근 버스정류장에도 쿨링포그가 가동되는 반면, 구도심인 서구 석남동 홈플러스 인근 버스정류장은 햇빛 가림막조차 없어 시민들은 온 몸으로 땡볕을 체험하며 버스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직장인 유민희씨(28·여)는 “방금 눈앞에서 버스를 놓쳐 배차간격이 15분이나 되는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며 “(쿨링포그가) 덥고 짜증날 때 시원하게 해준다는데 누가 마다 하겠느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인천지역 신·구도심 거주 지역에 따라 시민들의 교통복지 혜택이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쿨링포그 시스템을 설치한 인천 지역 버스정류장은 총 26곳으로, 인천시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군·구에서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 원도심 지역 대부분의 버스정류장에는 쿨링포그를 찾아볼 수 없어 시민들은 쿨링포그가 무엇인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평에 사는 이준호씨(31)는 “쿨링포그 시스템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장마가 끝나고 갑자기 너무 더워져 버스 대기 시간이 곤욕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에 시는 앞으로 관련 예산을 늘려 폭염저감시설에 대한 군·구의 관심을 높이는 한편 에어송풍기 등 또 다른 폭염저감시설을 원도심 버스정류장에 설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폭염저감시설의 경우 올해는 군·구측이 설치하겠다고 나선 곳이 없었다”면서도 “쿨링포그 대신 에어송풍기 등 다른 폭염저감시설을 버스정류장에 설치하는 등 더 많은 시민이 만족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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