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못나가는 경기 인사 협치·공정 위에 도민 있다 흑묘백묘論의 포용·신속
그에게 산하기관장 공석이 부를 폐단을 물었다. “CEO가 없으면 중요한 정책결정을 못한다. 직원들의 근무행태도 이완되기 쉽다. 그저 하루하루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월급만 축 내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누구에 물어도 될 질문이었다. 그래도 굳이 그에게 물었다. 경기도의 인사 주무 국장이었다. 그만큼 도 인사를 잘 안다. 퇴임 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었다. 그만큼 산하기관 사정도 잘 안다. 그런 그가 한 답이라서 더 절절하다.
김동연 도정 56일째다. 장(長)이 빈 산하기관 걱정이 많다. 27개 기관 중 12개나 된다. 빨리 채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공모 절차가 여간 더디지 않다. 임원추천위원회 구성도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 공모했다고 일사천리로 가는 것도 아니다.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할 곳도 있다. 거기서 또 지체될 것이다. 이러다 취임 100일을 넘길지 모르겠다. 11월 행감에는 끝날는지나 모르겠다. 이쯤되니 인사 지연 책임이 얘기된다. 누구 탓일까.
김 지사의 스타일이 있다. 폭넓은 채용을 추구한다. 이번에도 도 관계자는 설명한다. ‘특정인을 내정하고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제 많이 익숙해졌다. 앞서 비서실장도 공모로 뽑았다. 대변인도 공모로 뽑는 중이다. ‘복심’ 비서실장이고 ‘입’ 대변인이다. 측근이 된들 누가 뭐라 안 한다. ‘민선 경기도’ 30년간 그래왔던 자리다. 그런데 김 지사는 공모로 뽑는다. ‘기회의 수도’라는 가치에 맞아 보인다. 이래서 산하기관장 인선이 더 걱정이다.
또 다른 탓은 도의회다. 경기도의회가 여기에도 등장한다. 기관별 임추위 추천이 늦어진다. 기관장 인선에 출발이 되는 절차다. 도가 3명, 도의회가 2명, 해당 기관 이사회가 2명을 각각 추천한다. 7개 기관의 도의회 몫 위원이 아직 추천되지 않았다(8월 23일 현재). 고의적인 의도는 없는 듯하다. “가급적 신속히 추천하겠다”고는 한다. 그래도 책임이 크다. 원구성을 한 달 끈 부작용이다. 거기부터 늘어져 온 일정이다. 또 한번 욕 먹을 판이다.
하지만 인사 주체는 경기도다. 안 그래도 답답한 면이 있다. 꼭 ‘불쾌한 소주잔 추억’ 아니라도 그랬다. 인사가 곧 만사일 순 없다. 인사는 만사의 출발일 뿐이다. 인사의 종합적인 평가는 실적·결과로 해야 한다. 비서실 운영이 좋아야 잘한 인사, 공보 실적이 좋아야 잘한 인사다. 산하기관에서 실적을 만들 사람들이 장이다. 그들이 공석이다. 평가 대상자가 1~2년 째 없다. 이쯤되면 잘못 뽑는 것보다 더 나쁜 게 안 뽑고 버려두는 것 아닌가.
협치가 최종 가치는 아니다. 협치를 평가하는 기준도 실적이다. 도정을 위한 협치라야 박수 받는다. 도정과 동떨어진 협치는 그냥 정치다. 그 증명이 가까운 곳에 있다. 협치의 끝을 실험했던 남경필 도정이다. 아예 연정까지 갔다. 경기도정을 쪼갰다. 부지사와 실국·산하기관 몇을 야당에 줬다. 4년 뒤, 그 화끈한 연정이 도민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시켜주지 않았다. 도지사에 나섰는데 그것도 떨어뜨렸다. ‘협치팔이’로 본 모양이다.
엊그제, 대통령 백일상을 봤다. 초라한 상차림이 씁쓸했다. 상에 오른 실적이 없다. 반토막 난 여론만 어른거렸다. 이런저런 분석이 나온다. 실언, 배우자, 당, 측근.... 한 줄로 정리하면 이거다. ‘100일 지나도록 기본 틀도 못 잡았다.’ 한 달여 뒤면 김동연 도정도 100일이다. 선출직 도지사 평에는 세 번의 큰 매듭이 있다. 취임 100일 회견, 취임 1주년 회견, 임기 마지막 신년 회견이다. 취임 100일의 화두는 하나다, ‘기본 틀은 잡았는가.’
그때 이렇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 틀은 끝났다. 이제 도정 심박수를 올릴 때다. 인사는 털고 일로 토론하자-. 그렇게 되길 바란다. ‘흑묘백묘 주노서 취시호묘(黑猫白猫 住老鼠 就是好猫)’라 했다. 고양이 색깔 가렸으면 중국이 G2에 갔겠나. 전직 경제 부총리 김동연 지사다. 흑묘백묘론을 수없이 분석했을 그다. 그걸 경기도정에 끌어올 적임자도 그일 거다. 정치 계파 구분 않고, 능력자에 삼고초려하고, 도정 공백 없게 신속한....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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