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구 10만여명으로 급증...구급출동 건수도 해마다 껑충 대형 종합병원 유치 지지부진...市 “서울대병원 유치 협의 중”
“명색이 국제도시인데, 응급 상황에서 갈 종합병원 하나 없다는 게 어처구니 없습니다.”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에 사는 김남길씨(59)는 최근 일하다 잘린 손가락을 들고 병원을 찾아 전전긍긍했다. 지역 내 병원들에선 봉합 수술을 받을 수 없어, 결국 인천대교를 지나 육지의 대학병원까지 가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오전 10시에 손가락이 잘렸는데, 3시간이 지나 겨우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용유지역에 사는 공대순씨(64)도 최근 야간에 우럭 생선 뼈에 손가락을 찔리면서 호흡곤란과 마비증세 등이 왔다. 하지만 지역엔 치료받을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 없어 결국 육지의 대학병원으로 가야만 했다. 공씨는 “구급차를 타고도 1시간을 달려 간신히 병원에 도착해 해독처치를 받았다”고 했다.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가 응급실을 갖춘 대형 종합병원조차 없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28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영종국제도시를 포함한 영종 지역 내 심야 응급실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이 전무하다. 주민 대부분 심야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인천대교나 영종대교 등을 건너 미추홀구 인하대병원과 서구 국제성모병원 등으로 향해야 한다. 이 경우 통상 1시간여가 넘게 걸린다.
특히 영종의 인구가 10만4천명으로 급증하면서 119의 구급출동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영종소방서의 구급출동 건수는 2018년 4천971건, 2019년 7천234건, 2020년 6천419건, 2021년 7천537건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천여건에 달해 연말까지 총 8천여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앞서 시가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건립 최적화 방안 마련 용역을 한 결과, 운서역에서 광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하기 위해서 최소 25~45분이 걸린다. 또 영종 지역의 응급환자를 받은 육지 병원은 전원환자가 해마다 약 3천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데도 영종지역에 대형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한 논의는 여전히 투자유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영종에는 미단시티 내 3만9천712㎡와 영종하늘도시 내 11만390㎡를 의료시설용지가 있다. 시가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을 유치하겠다며 공공보건의료 강화 업무협약을 했지만, 이후 후속 절차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송도국제도시는 연세세브란스 병원, 청라국제도시는 현대아산병원 등 대형종합병원 유치가 현실화하고 있어 영종과 대조적이다.
시는 의료취약지인 영종 지역에 오는 2030년까지 최소 496병상의 종합병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영종에 서울대병원 유치를 위해 협의 중”며 “아직 협상 단계라 진행 상황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민선 8기 공약에도 있는 만큼, 영종 지역의 의료취약 사각지대 해결에 애쓰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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