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2년이 넘도록 전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효과 있는 백신이 나와도 팬데믹 상황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고 있다.
과학과 의학, 위생 등이 크게 발전했는데도 왜 우리는 새로운 전염병에 시달리는 걸까. 출판계에서는 전염병의 발생 원인, 대안 등을 다루는 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책들은 콜레라부터 장티푸스, 결핵, 말라리아 등 과거 전염병의 역사를 되짚어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전염병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책들을 알아봤다.
■ ‘전염병의 지리학’
이 책의 저자인 박선미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전염병이 발생하는 이유를 ‘지리적 연결망’과 ‘건강 불평등 지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의 위생, 과학, 기술에서 전염병의 원인을 찾는 지금의 관점으로는 늘 뒷북을 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리적 연결망을 중심으로 전염병을 살펴보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퍼져나가는지, 같은 지역에서 확산하더라도 누구에게 더욱 치명적인지 등 병의 경로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코로나19의 피해 정도는 국가마다, 개인마다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는데, 이것이 전염병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자는 지구적 이동과 접촉이 많아진 오늘날, 모두가 평등하게 안전할 수 없다면 결국 아무도 안전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한마디로 문제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빌 게이츠는 ‘시스템의 부재’가 코로나19 피해자를 늘렸다고 분석한다. 그는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저소득 국가뿐 아니라 미국 등 부유한 국가들도 봉쇄령, 확진자 격리,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빌 게이츠는 ‘새로운 팬데믹이 온다면 우리가 막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예스’라고 답한다. ‘메타버스’ 등 한 차례 발전한 디지털과 ‘액션 플랜’ 3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전염병에 대한 빌 게이츠의 낙관적 전망을 읽을 수 있다.
■ ‘우리 역사 속 전염병’
‘홍역을 치뤘다’, ‘학을 뗐다’, ‘에이, 염병할 놈’ 등 옛날 전염병의 안 좋은 기억을 담은 말들이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전염병은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철저한 고증과 사실적 기록에 입각해 조선시대 전염병의 역사를 ‘우리 역사 속 전염병’에 담았다. 조선시대에도 전염병이 발생하면 환자와 시체를 도성 밖으로 내보내는 격리 조치를 하고, 의료인 양성, 국가적 지원 등 현재와 유사한 조치를 했다. 그렇기에 조선시대 선조들이 전염병을 극복한 역사는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통찰을 준다. 역사서를 통해 옛 선조들은 전염병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지혜를 빌려볼 수 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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