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참 오묘하다. 환경과 지도자에 따라 좋은 기량의 선수가 부진에 빠지기도 하고, 다소 기량이 뒤떨어진 선수가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운동 능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선천적인 소질의 유무를 떠나 노력없이 성공한 선수는 없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수천번의 점프와 좌절을 딛고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완성시켜 한국 피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일궜다. ‘월드 스타’ 손흥민은 오른발잡이지만 지금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어려서부터 하루 수천개씩 양발 슈팅을 통해 단련한 결과다.
▶프로선수는 자신의 재능이나 기술을 바탕으로 활약하는 직업선수다. 최근에는 아마추어에도 거액의 계약금과 연봉을 받는 세미 프로화된 선수가 많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세미 프로화 경향은 이제 ‘운동 하나만 잘해도 평생을 먹고살 수 있다’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1960~80년대 배고파서 운동을 한 ‘헝그리 세대’들과는 달리 요즘에는 배고파서 운동을 시작한 선수는 거의 없다. 오히려 돈 없으면 운동도 못하는 세상이 됐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일선 지도자들은 요즘 선수들의 정신력에 대해 지적한다. 고른 영양 공급을 받고 신체 조건은 서양 선수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음에도, 멘털은 오히려 약해졌다는 진단이다.
▶취재 현장에서 보면 체력적으로나 그동안의 과정을 볼때 분명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처절한 생존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악조건을 딛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성공한 선수들도 많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좋은 여건에서 지도력이 뛰어난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환경과 지도자는 조력자일 뿐이다. 성공의 열쇠를 쥔 사람은 선수 자신이고, 열쇠란 바로 멘털임을 전문 선수라면 깨쳐야 한다. 프로정신 없이 성공은 요원하다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