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카페 등 스터디원 모집...계약의지없이 단순정보만 취합 부동산업계, 거래 절벽 속 ‘골머리’
‘임장 스터디 모집합니다. 지역은 성남입니다.’
30대 직장인 김민서씨(수원)는 내 집 마련의 꿈이 절실하다. 로또 당첨보다 부동산 투자가 현실적으로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에 최근엔 재테크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렇게 부동산으로 ‘돈 버는 법’을 공부하다 알게 된 것이 바로 ‘임장 스터디’다.
백문불여일견. 그는 아무리 보고 들어봤자 직접 가보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즐겨 찾던 블로그에서 ‘임장 스터디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봤다. 혼자 지역 시세를 파악하자니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던 순간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MZ세대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임장 스터디’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임장이란 ‘현장에 임한다’는 뜻으로, 관심 있는 부동산에 직접 가서 해당 지역·물건을 직접 보고 인근 부동산을 방문해 시세파악 등을 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거래절벽 속 정보만 취득해가는 얌체족”이라며 불편하다는 내색이다.
13일 포털사이트 등에 ‘임장 스터디’를 검색한 결과 블로그, 카페, 강의 플랫폼 등에서 지난 8월 한 달에만 약 422개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대부분 임장 스터디 참여 후기를 공유하거나 스터디원을 모집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러한 ‘임장 스터디족’의 증가로 부동산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 영통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장 스터디원들은 계약할 의지도 없고 단순히 정보취합 차원에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라며 “시쳇말로 그들에게 1~2시간씩 끌려 다니다가 결국 시간만 낭비한다. 저희 입장에서는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들은 상담료를 받지만 공인중개사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안 돼 있어 상담료를 받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중복 매물 등도 고려해야 할 문제”라며 “최근 집값이 많이 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러한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협회 차원에서도 대책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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