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정치는 민생을 향해야 한다

지난해 추석 연휴 최고의 덕담(?)은 ‘화천대유’였다. 당시 여당의 대선 캠프조차 “오죽하면 국민 사이에 ‘화천대유하세요’라는 한가위 덕담이 오갈 정도”라고 했다. 비판 수위가 낮을 뿐 개탄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1천153배의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누군들 상상할 수 있을까.

올해도 추석 민심의 중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다. 검찰은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백현동 사업 관련 허위 사실 유포 혐의다. 경찰도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예상됐던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 탄압. 짐승 같은 정권”이라며 거세게 반발한다. 검찰의 추가 기소 가능성에 이 대표는 “내가 잘못한 게 또 있답니까”라며 표적수사, 망신주기 수사로 깎아내렸다. 웃는 얼굴로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유를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추석 연휴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의 검찰수사가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돌이켜보면 이 대표는 이 상황을 예측한 것 같다. 지난 대선에서 그는 즉석연설로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지면 없는 죄 만들어서 감옥갈 것 같습니다(有權無罪 無權有罪)”. 그의 말대로 검찰 공화국의 공포가 실현되는 것인가? 이 대표는 검경의 모든 의혹에 대해 “나와 무관하다. 떳떳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당 대표 직함을 앞세워 울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수사 받으면 된다. ‘사법행위=정치탄압’의 프레임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역대 대통령도 법 위에 군림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참담할지라도 엄중히 받아들였다. 이 대표는 자신의 복심인 최측근 인사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내정했다. 이로써 취임 17일 만에 민주당 지도부와 대표실 인선이 마무리돼 ‘이재명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앞으로의 정국에 국민은 있을까? ‘전쟁입니다’라는 한 보좌관의 문자가 오버랩(overlap)되는 것 또한 기우였으면 한다.

김창학 정치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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