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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좁은 골목길까지… 10년 묵은 쓰레기 더미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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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좁은 골목길까지… 10년 묵은 쓰레기 더미 ‘와르르’

올여름 잦은 폭우에 인천 중구 공터·골목길 사이로 무너져
주민 “통행 불편·안전 위협” 수차례 민원에도 수개월째 방치
區, 사유지 이유 자진 정비 공문만… “구, 선 처리 후 비용 청구를”

20일 오후 1시께 인천 중구 큰우물로 28의44 앞 좁은 골목길에 맞은 편 공터에서 무너져 내린 건설 자재로 보이는 폐기물 등이 쌓여져 있다. 이민수기자

“시각장애인인데 뾰족한 생활폐기물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다니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외출을 포기한 상태고요…”

20일 오후 1시께 인천 중구 큰우물로 28의44 바로 앞 좁은 골목길. 여인숙과 바로 앞 공터(용동 109) 사이에 있는 이 골목길 초입에 안전펜스가 무너져 내려 건설자재로 보이는 폐기물들이 골목길에 쏟아진 채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좁은 골목길은 더욱 비좁아졌고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날카로운 타일 조각 등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다녔다. 이 공터에는 10년 넘게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는데, 지난 8월 초 폭우 때 이 더미가 무너져 내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곳에서 여인숙을 십수년째 운영 중인 박순임씨(69)는 “동인천행정복지센터 등에 수차례 민원을 넣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공터에 쓰레기 더미는 그렇다 치더라도 무너진 쓰레기라도 좀 치워줘야 길을 다닐 수 있을텐데 너무 위험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여인숙에서 거주하는 시각장애인 박정목씨(59)는 최근 골목길을 지나다 타일 조각에 바지가 찢기면서 넘어지기까지 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사고 이후로 대부분 시간을 방에서만 지내고 있다. 박씨는 “앞을 볼 수 없어 익숙한 길만 다니는데 넘어져 다친 이후로는 겁이 나 나가질 못한다”며 “기본적인 통행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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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 중구 용동의 한 공터(용동 109)에 건설 자재와 폐기물 등이 섞인 채 방치돼 있다. 이민수기자

인천 중구청이 무너진 쓰레기 더미를 치워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에도 이를 수개월째 방치하며 인근 주민들이 통행권 제한은 물론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구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이곳 골목길에 무너진 펜스를 복구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을 여러 차례 접수했다.

하지만 구는 주민들이 이용하는 길이기 때문에 자진정비를 해달라는 협조공문만 보낼 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이 골목길과 공터가 사유지란 이유에서다.

구 관계자는 “이 공터에 쌓인 쓰레기 더미와 골목길 펜스 복구 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행정 업무범위 내에서 사유지에 있는 부분이라 건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소유주가 치워야 해결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골목길이 시민들의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어 날카로운 쓰레기에 의한 부상 위험뿐 아니라 2차 붕괴 가능성 등 위험 발생 요소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에 구가 시민안전확보 차원에서 위험발생을 낮출 수 있도록 선조치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는 “구에서 사유지를 정비해줘야 할 의무는 없으나 시민이 위험한 상황에선 다른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골목길도 사유지이긴 하나 통행제한 등이 없기 때문에 구에서 우선 처리하고 비용을 후 청구하는 방안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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