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종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주인공 ‘우영우’가 변호사가 돼 여러 사건을 맡아 사회적인 문제들과 편견들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시청률 높았던 드라마다. 가장 특이한 점은 주인공 ‘우영우’다. IQ 164의 높은 지능을 가졌지만, 사회적 공감력이 다소 떨어지는 장애를 지녔다. 흥미롭게도 우리 대부분보다 우월한 동시에 우리 대부분보다 열등한 존재다. 즉, 이 드라마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구별될 수는 있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우열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끼게 한다. 마치 세상에 큰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아름다운 드라마다.
물론 드라마와 현실은 같을 수 없다.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차별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장애인들을 다른 사회구성원과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이 마치 생존본능(?)을 지닌 것처럼 이야기한다.
“차별은 선입견, 무관심, 그리고 개개인이 지닌 귀중한 가치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를 먹고 삽니다. 특히 사회적 장벽과 각 개인의 한계가 상호작용한 결과에 따라 장애를 일종의 질병처럼 생각하는 경향은 장애인의 삶과 비장애인의 삶을 갈라 놓고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는 현실을 지속시킵니다.”
여전히 세상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사회가 규정해 놓은 정상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면 소외되기 쉬운 구조다. 여기서 사회 속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 모두가 전혀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편견, 청각장애인들 모두가 수어만을 사용할 거라는 착각, 그리고 장애인들은 모두 돌봄 시설에 있을 것 같은 생각 때문에 장애인들이 진정한 인격체로서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이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현실이다. 바로 장애인은 나와 다르고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 여기는 높은 장벽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 중 하나로 2017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장애인들 중 88.1%가 후천적 장애를 갖게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시 말해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이었던 사람보다 살다 보니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 때문에 어느 날 장애인이 된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50대 이상의 장애인이 76.9%라는 점에서 나이가 들수록 질병으로 인해 장애인이 될 가능성 또한 크다. 즉, 장애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며 나이를 먹는 우리 모두의 일일 수 있다.
화제가 됐던 ‘우영우’ 인사법! ‘우 to the 영 to the 우!’라고 외치는 대사는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라 여긴다. 장애인인 ‘우영우’와 비장애인 친구 ‘동그라미’가 어떠한 사회적 장벽도 없이, 남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그들만의 고유한 연결고리로 대화한다. 그 연결고리는 서로 다르지만, 각 개인은 고유하고 소중하기에 서로를 필요로 하고 의지하는 사이가 된다. 동시에 친구의 아픔이 나의 아픔인 것처럼 고민해주는 사이가 된다. 우리 현실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연결고리를 꿈꿀 수는 없는 것일까?
우 to the 영 to the 우!
김의태 수원가톨릭대 교회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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