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급증에…정부, 취약차주 초점 정책 내놓는다

코로나19 이후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 자영업자들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2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비율은 올해 들어 6개월 사이 45%나 급증했고, 이들의 평균 대출액도 거의 5억원에 이르렀다.

자영업자(개인사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약 688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637조원)보다 8.0% 많고, 1년 전인 지난해 6월(596조원)과 비교하면 15.6% 불었다. 기업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도 작년 말 이후 6개월 사이 279만10명에서 325만327명으로 16.5% 늘었다.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1천175만원 수준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중채무자’ 수와 대출액이 전체 자영업자 수나 대출액 증가 속도보다 훨씬 더 빨리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41만4천964명으로, 작년 말(28만6천839명)과 비교해 불과 6개월 사이 44.7%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올해 6월 현재 4억6천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새출발기금, 저금리 전환 대출 등 취약 차주들에게 초점을 맞춘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오는 27일부터는 소상공인을 위한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프로그램 사전신청이 시작된다. 새출발기금 지원대상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법인 포함) 중 취약차주다. 원금조정(원금감면)은 상환능력을 크게 상실해 금융채무불이행자(부실차주)가 된 연체 90일 이상 차주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이들이 보유한 신용·보증채무 중 재산가액을 초과하는 순부채에 한해 60~80%의 원금조정을 해준다.

30일부터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연 7% 이상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정책이 시행된다. 총 8조5천억원 규모의 대환 프로그램으로 KB국민은행 등 14개 은행의 모바일 앱과 은행 창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손실보전금 등 재난지원금이나 금융권에서 만기 연장·상환 유예를 받은 적이 있는 대출자로, 현재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하는 개인 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이다.

한수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