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립각 지속…입법 충돌에 ‘尹순방 논란’ 가속

여러 쟁점으로 대립각을 세운 여야의 사이에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이 끼어들면서 공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충돌은 교섭단체대표 연설,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번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빈손·비굴·막말’ 외교로 요약되는 ‘외교 참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순방 기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계기로 공세 수위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외교·안보라인 책임자 경질을 촉구하면서, 국회에서 현안보고를 위한 외교통일위원회·운영위원회 등을 긴급소집해 순방 논란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폄훼하고 ‘억지 외교참사’ 프레임을 만들어내 국익에 반하는 정쟁을 거듭하고 있다고 방어하고 있다.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이 사적으로 한 이야기인데도 민주당이 순방 성과를 흠집 내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여야의 신경전은 정기국회 주요 입법 추진 및 예산안 심사에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7대 입법 과제를 조 단위 세금을 잡아먹는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과도하게 제한해 위헌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집권 후 민주노총 등 노조의 불법파업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했던 정부 기조에 맞춰, 야권의 노란봉투법 추진을 총력 저지할 계획이다.

양곡관리법의 경우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강제 매입하도록 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재정·소비자 부담만 키운다고 지적한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전날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의 농업단체 임원들과 만나 ‘쌀값 파동’ 등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대신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와 관련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반도체 산업지원법, 납품단가 연동제 등을 중점 법안으로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문제점이 드러난 스토킹처벌법 등 상대적으로 정쟁 요소가 적은 민생 현안에서는 책임 있는 정부 ·여당의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기초연금 확대법 등 7대 입법 과제를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중 양곡관리법은 국민의힘 반대 속에서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삭감된 지역화폐·노인 일자리 예산 등 민주당 주도의 민생 예산도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김재민·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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