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신체적·정신적 건강 모두 중요하다. 신체건강이 안 좋으면 정신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 이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얘기가 틀리지 않는다.
경기도민 10명 중 7명은 일상생활 속에서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민 ‘건강생활 실천율’은 평균 32.4%였다. 건강생활 실천은 개인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행동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 필수 예방접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경기도민은 정신건강 지표로 분류되는 스트레스 인지율·우울감 경험률·우울증상 유병률 등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도민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8.1%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세번째였다. 또 다른 정신건강 지표인 우울감 경험률은 7.1%(전국 평균 6.7%), 우울증상 유병률은 3.6%(전국 평균 3.1%)였다. 질병관리청은 도의 정신건강 사업을 지역보건사업 3순위로 분류했다. 3순위는 전국 수준보다 나쁘거나 유사한 경우, 또는 지난 14년간 악화된 경우에 해당한다.
경기연구원 조사에서도 도민 10명 중 7명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 심화를 호소했다. 경기도민뿐 아니라 국민 상당수가 코로나19 사태로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을 겪었다고 했다. 신체활동 저하와 사회적 단절, 경제적 어려움 등 이유는 다양하다.
정신적 문제는 극단적 선택인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3천352명으로 2020년보다 157명(1.2%)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자살률)는 26명으로, 역시 전년도(25.7명)보다 1.2% 늘었다. 하루 평균 37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전히 자살률이 가장 높다.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는 10대부터 30대까지가 자살이었다. 자살 비중은 10대 43.7%, 20대 56.8%, 30대 40.6%에 이른다. 청소년·청년층의 자살률 증가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원인은 그동안 쌓여온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과열된 경쟁, 높은 실업률, 빈곤의 악순환, 절망감 등이 그들에게 과중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정부 대책은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국가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가 국민 정신건강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자살고위험군에 대한 선제적·적극적 개입 노력을 해야 한다. 생명존중문화 확산, 자살 고위험군 선제적 발굴·개입, 자살예방 전달체계 확대 등 보다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