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실내 생활밀착형 숲 사업’ 백지화

대상지 송도컨벤시아와 ‘마찰’
연수구 “포기하겠다” 통보에 市, 뒤늦게 부평구로 계획변경... 행정절차 미이행땐 국비 반납

인천시가 지역 최초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 추진한 ‘실내 생활밀착형 숲 조성 사업’을 백지화했다. 시는 대신 부평구 부평역사로 장소를 바꿨지만, 관련 예산이 절반으로 줄어 차질이 불가피하다.

10일 시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사업비 10억원(국비 50%·시비 25%·구비 25%)을 투입해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의 실내에 벽면 스마트가든, 실내조명수, 휴게시설 등을 설치하는 실내 생활밀착형 숲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준공 목표는 연말까지다.

앞서 시는 지난해 말 사업에 참여할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했으며, 송도컨벤시아를 사업 대상지로 한 연수구를 최종 선정했다. 시는 지구 온난화로 지역의 도시열섬현상이 심각해지고 미세먼지 등 기후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실내 숲을 지으려 했다.

그러나 시는 최근 당초 계획을 모두 백지화했다. 연수구가 지난달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시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앞서 연수구는 송도컨벤시아의 실내 숲 조성이 적합한지에 대한 판단이 불확실하자, 지난 6월에 실내 숲을 연수구청사와 송도컨벤시아 2곳으로 나눠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당초 공모 조건과 달라지는데다 송도컨벤시아를 운영하는 인천관광공사가 반대하자, 연수구는 아예 사업을 포기했다.

이 때문에 시는 뒤늦게 자체적으로 부평구 부평역사 내에 실내 숲을 조성하는 형태로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현재 대상지 적합성에 대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당초 연수구가 부담하기로 한 2억5천만원의 예산이 빠진 탓에 국비도 그만큼 줄어, 현재 사업비는 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 때문에 부평역사 내 실내 숲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부실하게 만들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시가 올해 말까지 바꾼 계획대로 실시설계용역 등 구체적인 행정절차를 끝내지 못하면 그나마 확보한 국비 2억5천만원도 고스란히 반납해야 해 사업 무산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연수구가 갑작스럽게 사업을 포기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남은 사업비라도 활용해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올해 안에 모두 끝내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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