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금의 생각을 당장 실천하지 않으면 현재는 바로 과거가 된다. 미래는 이 순간이며, 새로운 시대는 진행형이다. 그것도 분초를 다퉈 변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디지털시대, 기후변화라는 전례 없는 위협, 문화와 경제 구조의 전환,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헤쳐 나갈 국가 대응력,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이 만드는 세계질서의 변화까지 우리는 지금 미처 숨 쉴 틈도 없이 대전환 시대의 격변기 속에 살아가고 있다.
시대가 급변할수록 혼란은 가중되고, 그런 혼란 속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힘없는 대중이다.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질곡의 역사를 겪어 왔다. 한 세기가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이런 나라는 지금까지 세계사에서 대한민국이 유일무이하다. 기적 같은 세계사를 새롭게 쓴 우리 국민의 저력은 인정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성장의 여정에서 자산의 불균형과 분배의 불평등으로 심각한 격차를 잉태했다. 나라는 부강한데 다수 대중이 어렵고 가난한 나라는 결코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어갈 수 없다.
개인은 물론이며 한 사회와 국가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건 중 하나가 교육이다. 교육은 시민으로 성장하게 만들고, 창의력과 혁신의 원동력을 배가시킨다. 경제적으로도 생산력을 높이고 국민소득 증대와 국가 자본의 축척으로 이어져 국가발전의 토대가 된다. 한국의 놀라운 성장 저변에는 우리 국민들의 뜨거운 교육열이 함께해왔다.
우골탑으로 상징되는 농민의 눈물, 잠을 줄여가며 허리띠를 졸라맨 혹독한 노동 속에서도 자식 교육에 대한 처절한 집념이 한국 성공 신화의 바탕이 됐다. 우리 국민은 그렇게 높은 교육 열기 속에서 열심히 일 해왔고, 그 힘으로 지금까지 국가는 무럭무럭 성장해왔다. 그러나 일정 단계에 오른 국가성장은 필연적으로 자본의 불균형과 분배의 불평등으로 양극화를 초래한다. 우리의 사정은 더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불평등한 구조는 사회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대자본과 결탁한 정치는 포퓰리즘을 남발한다.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시장은 경쟁력을 잃어가다 위축되어 결국 정치와 경제 분야의 분열은 더욱 극심해진다. 한국은 지금 이 시점에 다다랐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개인의 노력과 관계없는 구조적 격차로 인한 청년세대의 절망, 비정규직 양산과 노동의 양극화, 차별이 만들어 낸 사회적 갈등, 국민 분열을 악용하는 정치체제의 등장으로 한국은 바야흐로 총체적 위기 국면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국가 대혁신과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의 핵심 요체가 바로 미래교육이다.
불행하게도 현재 한국교육은 새로운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주도적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오히려 교육도 구조적 격차와 차별을 함께 만드는 역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과열된 사교육으로 인한 교육 양극화는 부자교육과 빈자교육으로 나눠버렸다. 교육이 성장과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아닌 흙수저와 금수저를 공고히 나누는 장벽이 돼버렸다. 지역교육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공교육의 질적인 지체는 좀처럼 늪을 벗어나 푸른 초장으로 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 악순환의 늪에 빠진 한국교육의 대전환 없이는 결코 사회·경제적 불평등도 시대전환에 맞게 대응할 수 없다.
우선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경쟁교육의 틀을 바꿔야 한다. 전 지구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각인시켰다. 기후변화는 국지적 노력이 아닌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만 극복이 가능하다. 미래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목도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는 사회에서 사람에 대한 존엄과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도 가르쳐주었다. 비대면 활동이 일상생활에서 가능하며, 그 속에서의 따뜻함을 느끼고 함께 상상력을 펼칠 수도 있음을 생생하게 마주했다. 협력과 협치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며 새로운 미래교육으로 가는 첩경이다.
이제 더 이상 친구를 짓밟고 일어서는 경쟁교육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수 없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한다. 혁신의 가치는 함께할 때 제대로 발휘되고 작동된다. 나만 잘 사는 사회가 아닌, 우리가 함께 잘사는 풍요롭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협력과 배려를 가르치는 함께 사는 교육을 위해, 정부는 물론이며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때다. 지금이 바로 그 실천의 순간이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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