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선전 불구, 필드·로드레이스 부진으로 경북에 254점 뒤져 내홍에 선수·지도자들 무성의한 경기 등 스포츠맨십 실종 ‘패인’
‘무한 질주’를 이어오던 경기도 육상이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 행진을 28연승에서 멈췄다.
경기도는 12일 끝난 육상에서 금메달 19, 은메달 20, 동메달 16개로 총 5천428점을 득점, 경북(금19 은23 동17·5천428점)에 254점 차로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육상 웅도’를 자부해왔던 경기도는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대항육상대회에서 32연패 달성에 실패한데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신화’가 중단됐다.
연승 행진의 중단은 단순한 패배를 넘어 경기도 육상계의 부끄러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패배여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정상을 빼앗아간 경북이 트랙과 필드, 로드레이스에 걸쳐 꾸준한 선수 육성과 체전 금메달리스트·지도자에 대한 파격적인 포상금 지급 등 당근책을 앞세워 꾸준히 성장해오는 동안 경기도는 내홍과 기반이 무너져 내리는 데도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특히 이번 대회 여고부 단축마라톤은 엔트리(7명)도 못채우고 단 3명이 출전했고, 그동안 국내 정상급으로 군림해온 경기도청 여자 마라톤 팀은 지난해말 새로운 지도자 선임 후 내부 파열음이 빚어지면서 와해 직전의 위기에 몰리며 부진의 한 원인이 됐다.
여자 고등부와 일반부의 로드레이스 부진으로 300점 이상 경북에 뒤졌고, 더불어 트랙에 비해 1.5배의 배점을 받는 필드 종목서도 경기도는 3위(1천461점)에 그쳐 1위 경북(1천847점)에 정상을 내주는 원인이 됐다.
또한 1위를 차지한 트랙종목서 경기도(2천884점)는 3천점을 넘길수 있었음에도 일부 선수와 지도자들의 개인주의적 행동으로 인해 적지않은 점수를 까먹었다. 남고부 단거리의 한 선수는 100m만 뛴 채 400m계주는 청소년대회 출전을 위한 몸관리를 이유로 귀가해 경기도의 금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경북과 숨막히는 1위 경쟁을 벌이던 12일 남대부 1천500m에서는 서울의 중장거리 유명 대학 소속 도대표 선수가 타 시·도 출전 같은 학교 선수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며 타 선수의 진로를 방해하고는 중도에 기권해 관중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 외에도 일부 선수들은 메달권에 들지 못하면 최선을 다해 끝까지 질주하지 않는 무성의한 질주가 자주 눈에 띄여 일부 지도자들이 연맹 집행부와의 갈등을 이유로 선수들을 볼모로 삼았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이유 여하를 떠나 30년 가까이 육상 선배들이 피땀을 흘려 일궈온 공든 탑이 또하나 무너지면서 스포츠맨십에 정면 배치된 이들에 대한 자질론과 향후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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