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편의점 일회용품 전면 사용금지 앞두고 ‘희비’ 비닐봉투 생산 中企 매출 줄어 한숨 종이쇼핑백 제조사는 기대 만발... 친환경 신제품 준비에 분주
#. 부천시 오정구에서 25년째 비닐봉투를 생산하고 있는 ‘부천포리백’은 지난 2019년 대형마트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규제가 시작됐을 때 매출이 약 30% 줄었다.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며 업계의 부활을 기대했지만, 다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돼 이 같은 꿈은 접게 됐다.
박정환 부천포리백 대표(57)는 “저희는 주로 도·소매용 비닐봉투를 제작하고 있어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렇게 판매처가 점점 줄어들면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어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음식점·편의점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약 한 달 뒤부터 전면 금지되는 가운데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종이쇼핑백 등 플라스틱 대체용품 제조업체는 기대감에 찬 모습이다.
16일 환경부에 다르면 다음 달 24일부터 전국 카페와 식당 내에서 일회용 컵·접시·용기,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등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더불어 편의점, 전통시장 등 종합소매업에서도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다. 이는 지난해 12월31일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 조치다.
이 때문에 경기지역의 플라스틱 기업과 대체상품 기업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 먼저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무작정 규제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문 닫는 업체들이 점차 증가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지원 없이 규제만 강화한다는 것은 이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꼴이라는 것이다.
반면 종이쇼핑백 제조업체와 같은 대체상품 기업은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될 때마다 환경보호와 더불어 매출 증대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간 국내 포장지는 플라스틱과 종이가 혼합된 형태가 다수였지만, 점차 종이로 전환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저절로 썩는 생분해성 종이 포장지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도내 한 대체상품 기업의 연구 책임자는 “생분해성 종이로 만든 포장지를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부푼 목소리로 말했다.
이와 관련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국민들 인식이 플라스틱을 지양하는 분위기로 점차 바뀌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플라스틱 업종을 비롯한 여러 제조기업들이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친환경적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제도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내부적으로 최대한 검토해 진행된 사안”이라며 “편의점 등 소매점에선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고, 제도상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향후 세밀하게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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