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400m계주·200m 금메달…기자단 투표서 압도적 득표로 영예
“직장생활을 하면서 운동선수로도 활약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제42회 전국장애인체전 육상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 기자단 투표서 압도적인 득표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윤경찬(31·경기도장애인육상연맹)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수상이 불가능했다고 겸손해 했다.
윤경찬은 400m T53에서 54초07로 은메달을 획득하며 예열한 뒤 100m(15초17)와 400m 계주(58초34), 200m(26초91)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윤경찬은 “사실 성적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한다. 은메달인 400m와 금메달을 딴 100m도 한국신기록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MVP를 수상한 것이 얼떨떨하다. 계주에서 마지막 열심히 한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다. 함께 경기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교통사고로 장애를 얻은 윤경찬은 휠체어농구로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휠체어육상의 전설’로 불리는 유병훈 선수의 권유로 2010년 입문, 1년 만에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힐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한국체대에 진학해 활약한 뒤 2017년 임용고시에 합격해 특수교사의 길을 걷고 있다.
윤경찬은 “학생 신분에 면허도 없는 나를 유병훈 선수가 물심양면으로 케어해주셨다. 장비도 직접 들어주면서 훈련도 시켜주고 대회도 나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며 “그러나 당시엔 실업팀도 없었고 부모님의 권유도 있어 선수의 길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위해 특수 교사의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애학생체육대회에 교사로서 참가했는데 가슴이 뜨거웠다. 선수로서 미련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안산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박윤재 선수를 볼 겸 경기장에 다시 갔는데 박종호 감독님께서 적극 권유해 주셨다. 그렇게 해서 작년부터 낮에는 교사 밤에는 선수로 활동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경찬의 시선은 패럴림픽으로 향해 있다. 올해 국가대표로 선발된 그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장애인육상그랑프리 대회에서 100m 3위, 200m 2위에 오르며 국제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평일엔 퇴근 후 1시간30분, 토요일은 오전, 일요일은 오후에 훈련을 하고 있다는 윤경찬은 목표지향적인 성격에 강박감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컨디션 조절을 잘 해주셔서 기량이 점차 오르는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직선 코스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곡선에 취약하다. 척추에 철심이 박혀 있다 보니 좌우 밸런스가 무너진다. 곡선에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장비 보완을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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