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안치된 도내 장례식장... 비보 접한 유족들 통곡소리만 10~30대 피해… 먹먹함 더해, 경찰 “추후 연고지 이송 예정”
“오늘 우리 아들 생일인데…. 어떻게 이게 마지막인지….”
30일 용인시 평온의 숲 장례식장.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핼러윈 참사로 숨진 20대 A씨의 아버지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A씨의 아버지는 “오늘이 생일이라 생일 전에 친구들과 놀고 온다는 게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몰랐다”며 “고통을 겪었을 아들을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고 흐느꼈다.
같은 시각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에서는 얼마 전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아들 B씨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온 중년 여성이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더니 곧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는 “애가 아무리 술을 마셔도 전화는 꼭 받는데, 전화를 계속 해도 받지 않아서 너무 속이 탔다”며 통곡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이 임시로 옮겨진 도내 다른 장례식장에서도 유가족의 통곡 소리만이 들려왔다. 평택시 평택제일장례식장은 연락을 받은 유족들이 하나둘씩 도착하면서 장내가 울음소리로 가득해졌다. 숨진 30대 여성 C씨의 아버지는 경찰에게 “딸을 만져보니 아직 딱딱하지 않은데, 숨이 붙어 있는지 한 번만 더 확인해 줄 수 없냐”며 대성통곡을 했다.
30대 남성 사망자 D씨가 안치된 병원 앞에서는 함께 이태원에 갔던 친구가 떠밀리는 인파에 끝내 손을 놓쳤다며 자책하고 있었다. 그는 “친구의 마지막 얼굴을 못 봤는데, 저도 얼굴 한 번만 확인하면 안되냐”며 눈물을 훔쳤다.
전날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피해자들이 옮겨진 병원이 가족들의 슬픔으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은 대부분 10~30대 젊은 층이어서 지켜보는 시민들의 안타까움도 더해지고 있다.
수원특례시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의 안치실 앞도 피해자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온 가족들의 흐느낌만 귓가에 울려 퍼졌다. 20대 여성 피해자 E씨의 어머니는 함께 온 딸의 친구들을 부둥켜 안고 울며 “친구들이 왔다. 얘야, 눈 좀 떠봐”라며 울부짖었다.
한편 피해자들의 시신은 현재 임시로 안치할 수 있는 장례식장 등으로 옮겨졌다. 시신은 유족 확인 후 경찰과 협의해 유족이 원하는 장례식장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인명피해가 큰 사고여서 일단 여유가 있는 곳으로 시신을 옮긴 상황”이라며 “추후 유족은 원하는 곳이나 거주지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옮겨 빈소를 차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